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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회 소백산 철죽제 개막식 |
문화원은 지난 4월 8일 자로 현 원장의 임기가 만료됐지만, 차기 원장 선출에 실패하며 공백 상태에 들어섰다. 두 명의 부원장이 입후보했지만 선출 방식에 대한 이견으로 선거는 무산됐고, 이사회는 정관에 따라 총회 또는 이사회 결정으로 문제를 매듭지을 수 있었음에도 이를 방기했다. 규정이 있음에도 절차를 회피한 채 조직의 중심을 비워두는 선택을 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상황이 단순한 혼선이 아니라는 점이다. 책임 회피와 결정 미루기로 일관한 이사회, 판단을 유보한 전 원장 모두가 사태를 악화시킨 핵심 당사자들이다. 그 결과, 수만 명이 찾는 철쭉제조차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라는 미봉책에 맡겨졌다.
문화원 측은 7명의 비대위원회를 꾸리고 조옥자 이사를 위원장으로 선출해 축제를 예정대로 치르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구조적 문제를 덮는 '응급처치'에 불과하다. 실질적 리더 없이 대형 행사를 추진하는 문화원 체제에 대해 지역사회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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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회 온달문화축제 개막식 |
조옥자 비대위원장은 "축제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 책임감 있게 임하겠다" 고 했지만, 근본적 개혁 없이 행사를 추진하는 것 자체가 '조직 실패의 방증'이라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군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단양군 관계자는 "상황을 주시 중이며, 장기화될 경우 군 차원의 추진위원회를 구성할 수도 있다"고 밝혔지만, 사태가 여기까지 오도록 방치한 군의 태도 역시 '소극적 관망'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단양문화원의 리더십 부재는 단순한 인사 공백이 아니다. 이는 결정을 피한 이사회, 구조를 방치한 조직, 무기력하게 이를 지켜본 행정이 만든 복합적 실패다. 이대로라면 단순한 축제 파행이 아닌, 지역 문화 전반이 흔들릴 위기에 놓일 수 있다.
이제는 '누가 원장이 되느냐'보다 '문화원이 어떻게 다시 신뢰를 회복할 것이냐'가 핵심 과제가 됐다. 단양문화원이 책임 있는 조직으로 거듭나려면, 미봉책이 아닌 구조적 개혁부터 시작해야 한다.
단양=이정학 기자 hak4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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