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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당, 파란 당’ 누가 누구를 욕하나

  • 승인 2025-04-13 16:08
  • 김시훈 기자김시훈 기자
김시훈
경북본부. 김시훈 기자
오늘날 대한민국 지도자들에게 있어 가장 필요한 덕목이 있다면 '애민애족의 정신'이 아닐까 싶다.

당쟁에 희생양이 돼 갖은 수모와 치욕을 당하면서도 나라와 백성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백의종군을 마다하지 않았던 충무공의 그 민족애 정신 말이다.

대통령이 전격 파면되면서 대선일이 공표됐다. 마치 때를 기다렸다는 듯 대선 놀이에 뛰어든 인사들을 보고 있자면 가히 기가 막힌다는 게 현실이다.

TK 지역의 이야기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나란히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평소 늘 자신의 밥그릇이 작다고 생각해 왔던 그들이다. 그들은 더 큰 월척을 낚기 위해 자신을 지지해 준 유권자의 뜻을 외면한 채 각기 어구를 챙겨 잰걸음을 떠났다.

이들 두 사람 중, 그래도 대구의 홍 시장은 시장직에 사표를 내고 떠났으니 양반에 속한다.

산불 특별재난지역의 이 지사의 경우 '백성의 도탄은 나몰라' 장기휴가를 내고 월척을 잡으러 떠났으니 지역 백성의 원성이 하늘을 찌른다.

"동작 그만! 이철우는 즉시 복귀한다. 실시!" 이는 산불 지역 해병대 출신 피해자가 울분을 참지 못해 이 지사를 향해 던진 구호였다. 하지만 대어를 낚으러 떠난 그가 백성을 구하기 위해 되돌아 올리가 만무다.

이 지사는 '대통령 자리는 탐이 났고 지사 자리를 버리기에는 아까웠던 탓'에 대선 기간 동안 장기휴가를 내놓고 자신의 영달의 길을 떠난 것이다.

필자는 이 지사에게 묻는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경북도청의 필수공무원(지방직)이 '국가공무원시험이 있다'라며 장기휴가를 내고 떠난다면 '잘 다녀 오라'며 퇴직처리 등의 인사 조치를 안 했겠느냐?"고 말이다.

경북 북부지역에 역대 급 피해를 남긴 '괴물 산불'에 대한 피해 현황조사가 본격 시작됐다. 주택과 농작물, 문화유산, 산림 등 피해를 모두 합치면 1조 원이 넘어설 전망이다.

앞서, 2022년 3월에 발생한 '역대 최장 산불, 울진·삼척의 산불피해액 9085억 원을 훌쩍 넘겨 이번 산불피해는 사상 최대피해액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 3일 영상브리핑을 통해 초대형 산불 피해 현황과 피해조사 진행 상황을 발표했었다. 이날 이 지사는 "2일 기준 산불피해조사는 도로, 문화유산, 체육시설, 종교시설 등에 대해서는 완료가 됐고 주택 70%, 농작물 86%, 가축 98% 등 진행 상황을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었다.

특히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피해조사복구를 위한 신속한 행정절차"라며 "피해에 따른 복구계획 확정까지 60일에서 90일까지 걸리는 처리 기간을 빠른 피해복구를 위해 대폭 단축해 1개월 안에 처리하도록 행정처리를 간소화해 달라"고 정부와 국회에 요구했었다.

하지만 피해지역 백성을 위해 불 철 주야 발로 뛰어도 시간이 모자랄 이 판국에 대통령선거에 나가겠다고 그가 출사표를 던지고 대선 기간 동안 장기휴가를 냈다는 사실이 지방자치 단체장들이 사족을 못 쓰는 KBS 뉴스를 탓다.

한마디로 이 지사는 40년 언론 생활에서 필자가 보아 온 흔치 않은 '시발노무색기(始發奴無色旗)'다.



구미=김시훈 기자 silim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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