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윤석열 정부의 묵묵부답에 광복회는 물론, 정치권과 독립운동단체 등이 광복절날에 각자 다른 장소에서 기념식을 따로 열었기 때문이다.
1965년 광복회 창립 이후 처음으로, 윤 정부의 친일 일변도 행보와 역사 왜곡논란이 8월 폭염처럼 뜨겁게 끓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광복절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광복절 경축식을 개최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독립유공자 유족과 정부 부처, 국민의힘, 주한 외교단 등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경축사를 통해 “완전한 광복은 여전히 미완의 과제로서 한반도 전체에 국민이 주인인 자유, 민주, 통일 국가가 만들어지는 그날 비로소 완전한 광복이 실현되는 것”이라며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중차대한 역사적 과제로 통일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을 현혹해 자유사회 가치와 질서를 부수는 것이 그들(사이비 지식인과 선동가)의 전략이고 진짜 목표를 밝히면 거짓 선동이 먹혀들지 않기 때문”이라며 “선동과 날조로 국민을 편 갈라 그 틈에서 이익을 누리는 데만 집착할 따름이며 이들이 바로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는 반자유 세력, 반통일 세력”이라고 했다.
경축식은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의 후손이자 2024 파리올림픽 유도 은메달리스트인 허미미 선수, 방위사업청 한국형전투기 개발 사업 총괄자인 조은애 중령, 2024 파리올림픽 양궁 3관왕 김우진 선수의 발언 후 참석자 전원이 만세삼창을 외치며 마무리됐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제79주년 광복절인 15일 오전 서울 효창공원 내에 있는 임정요인·삼의사·백범 김구 선생 묘역을 참배하기에 앞서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광복회원과 독립운동가 유족, 관련 기념사업회와 단체 회원 등은 효창공원 내 백범기념관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기본소득당 등 야권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을 열었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기념사에서 "최근 진실에 대한 왜곡과 친일사관에 물든 저열한 역사인식이 판치며 우리 사회를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면서 "광복회는 결코 이 역사적 퇴행과 훼손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고 자체 기념식 개최 이유를 설명했다.
이 회장은 "역사의식과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물러설 수 없는 투쟁의 일환으로 광복회원들의 결기를 보여주어야 했다"며 "이것은 분열의 시작이 아니라 전 국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광복의 의미를 기리는 진정한 통합의 이정표를 세우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3대 역사 연구 기관이라는 국사편찬위원회, 한국학중앙연구원, 동북아역사재단 수장이 모두 친일, 독재정권 옹호론자들이고 역사 관련 기관에서 적어도 25개 자리를 이런 자들이 차지했다고 한다”며 “일제 시절 우리를 위해 일하는 척했지만 알고보면 일제를 위해 일했던 밀정 행태와 하등 다를 것 없는 자들”이라고 주장했다.
충남 천안에 있는 독립기념관도 이날 오전 10시 겨레의 집 일대에서 광복절 경축식을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김형석 관장이 정부 행사에 초청됐단 이유로 개관 이후 37년 만에 처음으로 취소했다.
8월 14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광복 79주년 및 홍범도 장군 귀환 3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우원식 국회의장이 광복절 노래를 제창하고 있다. 연합뉴스 |
우 의장은 입장문을 통해 “국민의 걱정과 분노에 대통령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국민에게 상처를 주고 광복절 경축식을 반쪽으로 만들어 놓은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며 “국민을 분열시키고, 국민에게서 광복절을 빼앗아 무엇을 남기려 하는 것인지 도무지 납득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입법부 수장으로 헌법정신 수호와 여야 간 중재, 독립운동가 후손으로서 역사적 책무 사이에서 깊이 고심했다”며 “국민이 염려하고 광복회가 불참하는 광복절 경축식은 인정할 수 없다. 민의의 전당인 국회의 대표로서 국민 대다수의 뜻, 나아가 헌법정신에 반하는 경축식에 참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서울=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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