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중구에 위치한 공공자전거 타슈 대여소 모습. (사진=한은비 기자) |
일각에선 자칫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미리 예방하기 위해 시민 혈세로 안전모를 비치하자는 의견이 있지만 정작 행정당국은 관리의 어려움 등으로 이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22일 대전시에 따르면 타슈 어플 가입자 수는 올해 6월 말 기준 45만 8000명이며, 이용률도 2021년 52만 건에서 2023년 430만 건으로 약 8배 증가한 수치다. 또 매년 1000대씩 늘려 26년까지 7500대의 타슈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타슈 이용자들의 안전을 위한 보호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018년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라 자전거 안전모 착용이 의무화됐지만, 이를 쓰지 않아도 벌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시민들이 안전모를 쓰지 않고 타슈를 이용하는 경우를 목격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실제로 기자가 22일 오후 1시께 대전시 중구, 유성구 일대의 자전거도로를 취재한 결과 폭염에도 불구하고 타슈를 이용하는 이용객들의 모습은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안전을 위해 보호장비를 구비하고 탑승한 시민은 단 한 명도 보지 못했다.
타슈 이용 때 시민들이 자신이 안전모를 가져오지 않더라도 이미 구비 돼 있다면 이같은 사례는 줄어들 것으로 보여지는 대목이다.
하지만 행정당국은 혈세로 안전모를 비치하는 것에 부정적 의견이다.
관리의 어려움과 일부 시민들의 안전불감증 때문이다.
시는 2014년 안전모 시범사업을 운영했고 2018년에도 법 개정에 맞춰 약 300여 개의 안전모 무료 대여 서비스를 시범 실시했지만 분실과 파손 등이 심해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안전모 착용률도 낮고 타슈의 경우 장거리가 아닌 근거리 이용자가 많은데다 위생, 등 복합적인 이유로 안전모는 더 이상 시 예산을 들여 마련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됐다.
비단 대전시 뿐만 아니다.
2018년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도 3%라는 저조한 이용률과 88%에 헬멧 착용 의무화 반대 여론에 따라 서비스가 사라진 바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안전모를 도입하려고 시도는 했지만, 여러 이유로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있었다. 향후도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보다 안전한 타슈 이용 환경 조성을 위해선 인프라 구축 등 행정당국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재영 대전세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본인의 주행 스타일에 맞춰 보호장비를 착용해야 하며, 사고 자체를 예방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우선돼야 한다"며 " 교차로 기하구조나 도로 자체 정비 등을 통해 울퉁불퉁한 도로에서 넘어짐을 방지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강조했다.
아울러 "교통 운영이 자동차 중심으로 돼 있어 자전거 이용자에게 위험한 구조인 만큼 자전거 도로의 유지 관리와 교통 운영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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