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대 대전시의회 의원 일동. |
'내전'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이번 후반기 원구성 과정이 치열했고, 그 결과로 의원단 내부 갈등이 격화되고 대외적인 신뢰도도 추락한 만큼 이젠 단합과 화합의 시간을 갖고 의회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의회는 이날 제280회 임시회 5차 본회의를 열어 후반기 운영위원장을 선출했다. 애초 이용기 의원(대덕3·국민의힘)과 민경배 의원(중구3·국민의힘)이 후보로 등록했지만, 민 의원이 후보 등록을 철회하면서 이 의원 단독으로 투표를 진행했다. 이 의원은 출석 의원 21명 중 찬성 18표, 무효 3표를 얻어 운영위원장에 당선됐다.
이용기 운영위원장은 당선 인사에서 "정견발표 때 말씀드린 것처럼 저를 제외한 나머지 의원님들의 목소리가 의회 운영에 제대로 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낮은 자세로, 또 겸손함을 잃지 않겠다. 의원님들이 의정활동에 전념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운영위원장을 끝으로 9대 의회 후반기 원구성이 완료됐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윤리위원회 구성이 남았지만, 의회 운영의 핵심 축인 의장단과 5개 상임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일련의 파행 사태도 매듭지어졌다.
의회는 이번 원구성 과정에서 심각한 내부 출혈은 물론 대외적인 이미지 타격을 입었다. 후반기 의장 자리를 놓고 의원단이 사실상 반쪽으로 치열하게 대립했고, 선출 이후 상임위원회 구성과 위원장 선출 과정에서도 다시금 파열음을 냈다. 당연히 의원들 간의 불만이 쌓일대로 쌓였고, 서로에 대한 신뢰도 떨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대외적으로도 상처가 크다. 무엇보다 역대 의회마다 되풀이된 원구성 파행 사태를 답습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개원 당시부터 이어진 초선 일색 우려에 '초선다움'을 내세워 약속한 역대 의회와 다른 변화와 차별성을 뒤집은 꼴이 됐다. 올바른 의회 운영상을 놓고 경쟁하기보단 단순 자리싸움에 매몰된 모습도 시민들의 기대치를 더욱 낮추고 말았다.
당장 후반기 의정활동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많다. 실제 상임위원회별로 서둘러 의사일정에 돌입했지만, 집행부의 하반기 업무보고는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아예 출석하지 않거나, 얼마 안 돼 이석하는 의원들도 나타나 실망을 더하고 있다.
의회 안팎에선 이용기 운영위원장의 정견발표를 주목한다. 이 위원장은 정견발표에서 "이번 원구성 과정은 우리에게 자중지란, 자가당착, 혼란 그 자체였다"며 "그동안의 과오를 씻어내기 위해 후반기 의정활동은 오로지 시민만을 바라보고 우리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의원들도 이날 본회의 산회 후 오찬을 함께하며 후반기 의정활동에 매진하자는 뜻을 공유했다.
조원휘 의장은 "9대 후반기 의회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시민이 위임해 주신 권한을 남용하지 않고 대전시민과 지역발전을 위해 저와 의원 모두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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