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미국 순방 중 채상병 특검법 또 거부권 행사

취임 후 열다섯 번째 거부권… 대통령실 “야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특검법 이제 철회돼야”

미국을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채상병특검법’에 대해 또다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대통령 취임 후 열다섯 번째 거부권 행사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순직 해병 특검법 재의요구안'을 재가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어제 발표된 경찰 수사 결과로, 실체적 진실과 책임소재가 밝혀진 상황에서 야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순직 해병 특검법은 이제 철회돼야 한다”며 “나라의 부름을 받고 임무를 수행하다 사망한 해병의 안타까운 순직을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악용하는 일도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 행사 건의안을 심의해 의결했다. 순방 중인 윤 대통령은 전자서명 방식으로 이를 결재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21대 국회에서 야당이 단독 처리한 채상병특검법을 올해 5월 21일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으며, 이 법안은 국회 재표결 시 3분 2 동의를 얻지 못해 5월 28일 폐기됐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당론 1호'로 채상병특검법을 다시 발의했다. 재발의 법안은 채상병 순직 사건은 물론 파생된 관련 사안을 모두 특검이 수사하도록 하고 야권의 특검 추천 권한을 넓혀 수위를 더 높였다.

재발의 법안은 7월 4일 더불어민주당 등 범야권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7일 정부로 이송됐지만, 사흘 만에 또다시 거부됐다.

서울=윤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