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 전경. |
3일 이어진 2차 투표에서도 의장 선출에 실패해 원구성 과정이 원점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당내 경선에 나선 의장 후보를 중심으로 나뉜 국민의힘 의원단 내부의 입장차가 워낙 크고 서로 간 조율의 여지도 없어 보여 후반기 의사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의회는 3일 제280회 임시회 1차 본회의를 열어 의장 후보로 등록한 김선광 의원(중구2·국민의힘)에 대한 2차 투표를 진행했다. 앞선 6월 26일 본회의에서 진행된 1차 투표에선 찬성 11표, 무효 11표 동률을 이뤄 부결된 바 있다. 당시 의결정족수 미달로 본회의가 산회됐고, 이날 2차 투표가 이어졌다.
결과는 찬성 11표, 무효 11표로 1차 투표 때와 같았다. 김 의원 외 다른 후보가 없어 결선투표를 위한 3차 투표 없이 의장 선출 과정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의장 선출을 매듭짓지 못해 2명의 부의장도 선출도 같이 미뤄졌다. 의회는 의장·부의장 후보 등록 과정을 다시 밟고 선거일을 새로 지정할 예정이다.
의장 선출에 재차 실패한 건 의회 절대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국민의힘 의원단이 두 쪽으로 갈라져서다. 현재 당내 의장 후보 경선에 도전장을 냈던 김 의원과 조원휘 의원(유성3)을 중심으로 의원들이 계파를 형성하고 있다.
애초 경선 결과에 따라 김 의원의 무난한 의장 선출이 예상됐지만, 현실은 반대였다. 9명으로 추정되는 조 의원 측과 2석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2차 투표에서 모두 무효표를 던진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국민의힘 대전시당이 1차 투표 후 즉각 윤리위원회를 가동해 원활한 원구성을 압박했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앞으로가 더욱 문제다. 국민의힘에서 의장 후보를 새로 선출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양측은 다시 충돌할 수밖에 없다. 이미 감정의 골도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 김 의원 측은 당론 미이행과 의장 선출 파행의 책임을 물어 조 의원 측의 의원직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했고, 조 의원 측도 이 같은 요구에 격양된 반응을 보이며 지금까지 단체행동을 벌이고 있다.
일단 김 의원이 후보 재등록 의사가 없다는 점을 밝혀 국민의힘에선 새로운 의장 후보가 필요하다. 양측에선 다양한 경우의 수를 염두에 두고 어떤 의원을 내세울지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현재로선 지역사회로부터 원구성 파행에 대한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정치적 책임이 가중되는 만큼 최대한 절차를 서두르겠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우려의 시선은 여전하다. 의장을 우여곡절 끝에 선출하더라도 이어지는 2명의 부의장은 물론 각 상임위원장 선출 과정에서도 양측의 표 대결이 뻔히 보여서다. 이번 후반기 원구성이 의원단 내부뿐만 아니라 대전 국민의힘 헤게모니 지형과도 연관된 측면도 있어 쉽사리 문제를 풀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선광 의원은 "다시 후보자 재등록을 할 수도 있지만, 현재의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며 재등록은 하지 않겠다"며 "각자 의원님들의 의견을 존중한다. 다음 의장 후보자가 어느 의원이 되셔도 선출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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