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대 대전시의회 의원 일동. |
7월로 임기 반환점을 도는 9대 대전시의회의 전반기는 변화와 성장의 시간이었다. 개원 당시부터 의회 안팎에서 제기되던 초선 일색 우려를 씻어내는 과정이었고 현장성과 주요 현안별 대응력을 높인 활발한 의정활동으로 정체성을 확립했다는 얘기다.
애초 9대 의회는 적잖은 우려를 안고 출발한 게 사실이다. 전체 의원 22명 중 의정 경험이 없는 초선이 19명에 달한다는 점이 우려의 근원이었다. 구의원 출신도 3명에 불과해 미숙한 의회 운영과 집행부 견제·감시 기능 약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이 많았다.
개원 초창기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당장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 선출부터 파열음을 냈다. 의회 주도권을 쥔 국민의힘은 의장파와 비의장파로 갈려 극한 대결을 벌였고 더불어민주당도 '캐스팅보트를 쥐고 원구성에서 실력행사에 나섰다. 후반기도 아니고 전반기 원구성부터 노골적인 권력다툼을 벌였다는 점에서 따가운 비판이 이어졌다.
'거수기' 논란도 벌어졌다. 일찍이 9대 의회는 의회 본연의 견제·감시 기능이 가능하겠냐는 의심을 받았다. 초선 일색의 의회 구성, 이장우 대전시장의 보좌관 출신인 이상래 의장의 이력, 국민의힘이 의회 절대 다수당을 차지한 구조 때문이다. 실제 집행부와 합(合)을 맞춘 듯한 행보가 여럿 포착됐고 건강한 긴장 관계를 넘어섰다는 우려가 잇따랐다.
의회 운영의 미숙함도 드러났다. 자신들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한 의원발의 조례를 부결시키거나, 특정 조례를 놓고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갈등을 빚는 경우가 발생했다. 개원 2년 차를 맞아 의회의 주도적인 역할론이 대두되는 상황임에도 초유의 파행 사태를 빚기도 했다. 일부 의원들의 부족한 정무적 판단에 따른 실수나 논란도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변화를 멈추지 않았다. "우려는 우려로 끝내겠다"며 이상래 의장이 의회를 향한 많은 비판 속에서도 중심을 잡았고 상임위원장들과 평의원들도 의정 역량과 전문성 강화에 열을 올렸다. 의회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의정활동의 결과로 의회 안팎에서 제기되는 각종 우려를 씻어내자는 공감대가 의원들 사이에서 형성된 결과였다.
일단 현안 대응력과 의회 주도의 정책개발력을 높인 점이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기업유치, 지역인재육성, 체육발전, 도시마케팅, 도시안전 등 각종 연구모임이 활발히 이뤄짐은 물론 규제혁신, 충청권하계U대회, 산단조성, 장애인참여 증진 등 특정 현안에 집중한 특별위원회까지 꾸려 의회 차원의 정책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
의원별로 정책토론회를 수시로 열거나, 본회의 5분 자유 발언을 적극 활용하는 점도 박수를 받는다. 특히 의정활동의 꽃이라 불리는 행정사무감사의 경우 예상보다 강도 높은 감사를 벌여 집행부의 주요 시책과 현안을 점검하고, 시민들의 각종 민원을 대변했다는 긍정적 평가도 받았다.
실생활 개선 조례와 현장 중심 의정활동도 꽃을 피웠다. 사회적 약자 지원을 위한 다양한 지원 조례와 층간소음 방지 시책 확대, 전기자전거 충전소 설치 등 시민 생활과 밀접한 조례들을 발의했고 의원별로 민원 해결을 위한 현장 방문에도 적극적으로 임했다. 그 결과, 의회 운영이 정상궤도에 안착함과 동시에 9대 의회만의 의정활동 정체성이 자연스럽게 확립됐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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