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통하는 '음악 본능' 원리는?… KAIST 정하웅 박사팀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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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통하는 '음악 본능' 원리는?… KAIST 정하웅 박사팀 규명

  • 승인 2024-01-16 16:57
  • 신문게재 2024-01-17 10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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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포함되지 않은 자연소리 인식을 학습한 인공신경망의 잠재 공간에서 음악과 비음악의 구분. KAIST 제공
문화가 달라도 음악을 느끼고 즐기는 보편성은 인간의 뇌에서 어떻게 작용하는 것일까? 국내 연구진이 음악성이 자연 소리를 처리하기 위한 진화적 적응에 의해 형성된 본능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KAIST 물리학과 정하웅 교수 연구팀은 인공신경망 모델을 활용해 사람의 뇌에서 특별한 학습 없이도 음악 본능이 나타나는 원리를 규명했다.

앞서 기존 학자들은 다양한 문화권에 존재하는 음악의 보편성과 차별성을 알아보고 그 원리를 이해하려는 연구를 지속했다. 2019년 '사이언스'지에 게재된 연구는 민족지학적으로 구분된 모든 문화에서 음악을 만들고 유사한 형태의 박자와 멜로디가 사용된다는 것을 발견했으며 신경과학자들은 인간 뇌의 청각 피질에 음악 정보처리를 담당하는 특정 영역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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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웅 교수 연구팀은 인공신경망을 사용해 음악에 대한 학습 없이도 자연에 대한 소리 정보 학습을 통해 음악 인지 기능이 자발적으로 형성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구글이 제공하는 대규모 소리 데이터를 활용해 인공신경망이 다양한 소리 데이터를 인식하도록 학습시킨 결과 네트워크 모델 내 음악에 선택적으로 반응하는 뉴런이 발생했다. 사람의 말과 동물 소리, 환경 소리, 기계 소리 등 다양한 소리에는 거의 반응하지 않지만 기악이나 성악 등 다양한 음악에선 높은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이러한 인공신경망 뉴런들은 실제 뇌의 음악정보처리 영역의 뉴런과 유사한 반응 성질을 보였다. 인공 뉴런은 음악을 시간적으로 잘게 나눠 재배열한 소리에 대해 반응이 감소했다. 이는 자발적으로 나타난 음악 선택성 뉴런들이 음악의 시간적 구조를 부호화하는 의미가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또 이러한 성질은 특정 장르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클래식, 팝, 락, 재즈, 전자음악 등 25개 장르에서 공통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네트워크에서 음악 선택성 뉴런의 활동을 억제하면 다른 자연 소리에 대한 인식 정확도를 크게 떨어뜨릴 수 있는 것도 확인했다. 음악정보처리 기능이 다른 자연 소리 정보처리에 도움을 주고 결국 음악성이란 자연 소리를 처리하기 위한 진화적 적응에 의해 형성되는 본능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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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웅 교수.
정하웅 물리학과 교수는 "다양한 문화권에서 음악정보처리의 공통된 기저를 형성하는데, 자연 소리 정보처리를 위한 진화적 압력이 기여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사람과 유사한 음악성을 인공지능적으로 구현해 음악 생성 AI, 음악치료, 음악 인지 연구 등에 원천 모델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는 음악 학습에 의한 발달 과정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발달 초기의 기초적인 음악 정보처리에 대한 논의임을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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