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장항 브라운필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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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장항 브라운필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제련소 부지 주변 중금속 오염 심각
환경부 토지 매입 후 정화사업 추진
도 정화 완료 부지 활용방안 마련·추진
"아픔 치유하는 공간, 새로운 성장동력"

  • 승인 2023-12-19 16:07
  • 신문게재 2023-12-20 7면
  • 김성현 기자김성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김태흠 충남지사의 지역공약인 '장항 국가습지복원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 문턱을 넘었다. 장항 국가습지복원사업은 오염된 옛 장항제련소 주변을 정비하는 사업이다. 이 지역은 과거 제철소 운영 과정에서 배출된 오염물질로 인해 토양과 농작물이 오염되면서 주변 지역 주민들이 집단으로 암이 발병하는 등 환경 문제가 심각했다. 이에 환경부는 2009년부터 정화사업을 진행했고, 충남도와 서천군은 정화가 완료된 매입부지에 대한 토지이용계획을 마련, 장항 국가습지복원사업을 계획·추진하게 됐다.

사업이 마무리되면 옛 장항제련소 일원은 일제 수탈과 중금속 오염에 의한 아픔을 치유하는 공간으로, 지역 경제발전을 주도하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탈바꿈될 것이다.

이에 중도일보는 옛 장항 오염정화구역(브라운필드)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모습과 장항 국가습지의복원사업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본다.<편집자주>

70년대
1970년대 장항제련소 전경.
▲장항제련소 일원의 과거와 현재= 일제강점기 초반인 1910년도 장항은 인구 1000여명의 작은 어촌마을이었다. 과거에는 미개발에 따른 깨끗한 자연환경을 가졌으나, 장항제련소가 들어선 이후 서서히 주변 환경이 오염되기 시작했다.



옛 장항제련소는 일본 조선총독부가 1936년 건설해 1945년까지 운영한 시설이다. 1947년부터 1971년까지는 국가 직영으로 운영됐으며, 1971년 민간에 매각됐다가 1989년 폐쇄됐다. 폐쇄 이후 이 지역은 제철소 운영 과정에서 배출된 오염물질이 토양과 농작물을 오염시키면서 주변 지역 주민들에게 집단으로 암이 발병하는 등 문제가 드러났다.

이에 정부는 제련소 주변으로 중금속에 의한 토양오염이 발생함에 따라 2009년 '옛 장항제련소 토양오염개선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환경부 주도로 2020년까지 주변 토지 매입 및 정화사업을 시행했다.

캡처
장항 오염정화토지 현황 및 역사
당시 환경부는 해당 지역에 토양 정밀조사를 진행했는데, 제련소 부지 반경 4KM까지 중금속으로 오염돼 있었다. 구간별로 오염농도는 상이했으나, 0.5KM 이내 지역은 카드뮴, 구리, 비소, 납, 아연 등으로 심토까지 오염되는 등 오염도가 상당했다. 일부 지점은 다이옥신이 높게 검출되기도 했다. 이에 환경부는 오염지역 부지를 매입하기 시작했으며, 토지이용 등을 고려한 정화사업을 진행하고 토양보전대책지역으로 지정했다.

이후 2012년부터 2020년까지 비소 이외 카드뮴, 납 등으로 복합오염돼 오염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제련소 반경 1.5KM 이내 지역에 대한 정화사업을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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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 서천군 관계자들이 장항브라운필드 일대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도와 서천군은 2019년부터 환경보전과 지역발전이 상생하는 방향으로 정화가 완료된 매입부지에 대한 토지이용계획을 수립했으며, 환경부에 협력을 지속적으로 요청했다. 이 같은 요청에 환경부는 2021년 장항 오염정화토지 활용방안 마련 및 추진 협력을 약속했고, 도와 환경부, 서천군은 지난해 '장항 국가습지복원사업' 계획을 최종 확정했다.

이어 기재부에 예타 대상사업으로 선정을 요청했다. 그 결과, 사업의 경제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B/C가 1.34로 분석돼 경제성이 입증됐으며, 기재부 제6차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장항 국가습지복원사업이 총사업비 685억원으로 예타를 통과했다. 지난해 12월부터 현재까지 사업의 정책적 필요성과 경제성 입증 등 예타 통과에 행정력을 집중한 결과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다만 사업비는 기존 계획보다 227억원 감액됐다.

장항국가습지복원사업 토지이용구상
장항국가습지복원사업 토지이용구상
▲치유의 공간으로… 미래 장항의 모습= 예타 통과에 따라 환경부는 내년부터 2029년까지 6년간 685억원(전액 국비)을 투입해 옛 장항제련소(1936∼1989년) 운영으로 오염된 서천군 장항읍 송림리·장항리·화천리 일원에 습지 28만5000㎡를 복원하고, 22만9000㎡ 규모로 생태숲을 조성한다. 여기에는 앞들습지, 회복숲(복원자연림), 생태탐방로, 습지전망시설 등이 들어선다.

시설 조성으로 인한 주요 기능은 야생생물 서식처 제공 및 탄소흡수 증진, 습지 테스트배드(소규모/장기 모니터링), 환경체험학습 및 프로그램 운영, 지역생태해설사 운영, 조류 먹이 제공, 치유 숲 길(산책로 조성), 생태체험·휴식시설, 습지 전망 및 탐조 기능 등이다.

깨끗한 환경 조성과 보존뿐만이 아니다. 생태숲이 조성된다면 서천의 국립생태원,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등 생태 인프라와 연계해 시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를 통해 경제발전과 함께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대표적인 폐산업공간 생태복원의 선도모델이 될 것이다.

장항은 제련소가 폐쇄된 이후 1980년도 이후부터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 또 제련공정 중단으로 장항항의 물동량이 대폭 감소했고, 지속적인 토사퇴적으로 인해 2010년 이후부터는 지속 감소하고 있다. 지역 경제발전을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도는 서천군과 함께 습지 기능을 강화하고 관광 기능을 보완하는 등 사업의 완성도를 높여 추진할 계획이다. 또 국립생태원,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등 기존 인프라와 연계해 사업의 기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안재수 충남도 기후환경국장은 "대통령 지역공약이자, 민선8기 공약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장항 국가습지복원사업이 예타를 통과해 몹시 기쁘게 생각한다. 예타 과정에서 사업비가 685억원으로 약 227억원이 감액돼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으나, 서천군과 함께 습지 기능을 강화하고 관광 기능을 보완하는 등 사업의 완성도를 높여 추진하겠다"라며 "도가 자연 생태회복력을 복원하고 국내.외를 대표하는 생태 명소를 조성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내포=김성현 기자 larcz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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