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갑천 국가 내륙습지보호지역에서 제외된 도솔대교에서 만년교까지 갑천 1km 모습. 미호종개가 발견되고 수달 활동이 관측됐다. (사진=임병안 기자) |
1. 갑천습지 3.7㎞ 아닌 4.7㎞
2. 3대 하천 내륙습지를 가다
3. 생물다양성 보전 방안은
3대 하천이 흐르고 대청호를 머리맡에 둔 대전은 사실은 습지의 도시다. 하천과 호수라는 시선으로 바라봤을 때 보이지 않는 야생 동식물이 습지임을 알아봤을 때 비로소 보인다. 대전 곳곳에 숨은 습지를 재조명하고 생물 다양성의 둥지로 가치를 재평가한다. <편집자 주>
25일 오전 10시께 대전 서구 갑천에서 수달 두 마리가 하천 가운데 모래섬에서 먹이활동 하는 모습이 시민들에게 포착됐다. 갑천 물속에 몸을 숨기고 고개만 밖으로 내민 채 하중도 가장자리를 훑어가며 달뿌리풀과 버드나무 뿌리에 숨은 먹이를 찾는 것처럼 보였다. 뒤엉켰다가 풀어지기를 반복한 두 마리 수달은 하중도에 올라 수풀로 사라졌고, 이날 중도일보가 설치한 관찰카메라에도 수달의 뒤뚱뒤뚱 걸음이 포착됐다.
갑천변서 먹이활동 중인 수달. 사진=임병안 기자 |
지난 6월 국가가 보호하는 31번째 내륙습지에 갑천습지가 지정될 때 습지등급평가 1등급을 받은 도솔대교부터 만년교까지 갑천 1㎞가 제외된 것에 대한 지정 확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갑천습지 국가 내륙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구간(면적 0.901㎢)을 보면, 서구 정림동 옛 태봉보가 있던 지점부터 지난 5월 개통한 도솔대교 하단까지 총연장 3.7㎞뿐이다. 면적으로 따지면 엑스포시민광장을 포함한 한밭수목원의 두 배쯤 되는 규모지만, 정작 습지 생태계를 그대로 간직한 도솔대교~만년교 구간은 빠진 채 지정 고시됐다.
대전시가 5년 단위로 조사하는 '대전시 습지보전실천계획'에서 매번 태봉보에서 만년교까지 갑천 4.7㎞를 하나로 연결된 습지환경으로 보고 식생조사와 관리대책을 수립해 왔다. 국립습지센터 전국 습지현황 조사에서도 갑천습지는 3.7㎞가 아니라 4.7㎞이었고 습지서식처평가 1등급에 식생환경평가 2등급을 부여했다. 전국 7088개 내륙습지 중 서식처평가 1등급은 상위 13% 이내에 들고, 식생평가 2등급은 상위 5.4% 내에 들 정도로 희귀하다.
특히, 국가내륙습지보호지역에 포함되지 않은 도솔대교부터 만년교까지 갑천 1㎞에는 수차례 멸종위기 미호종개가 포집되고 수달이 관찰되는 곳이다.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인 미호종개가 만년교 하단의 갑천에서 1986년과 2002년 그리고 2004년 최근에는 2013년과 2016년 각각 연구자들에 의해 발견됐다. 이번에 수달의 먹이활동까지 확인되었으나, 현장은 주변 공사장에서 방류수가 습지로 그대로 유출되고 있다.
이은재 대전세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국가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갑천습지와 경계선 밖의 만년교까지 갑천은 습지로서 자연환경이 다르지 않고 중요해 장기적으로 내륙습지보호지역 확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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