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천습지 생태보고서Ⅱ] 갑천습지 보호지역 밖 수달·미호종개…만년교까지 1㎞ '지켜야'

  • 사회/교육
  • 환경/교통

[갑천습지 생태보고서Ⅱ] 갑천습지 보호지역 밖 수달·미호종개…만년교까지 1㎞ '지켜야'

갑천습지 국가보호지역 지정서 빠진
도솔대교~만년교 갑천 1㎞ 가치 높아
미호종개 서식하고 수달 먹이활동도
"습지환경 갑천 1㎞ 추가지정 해야"

  • 승인 2023-11-28 17:34
  • 수정 2023-11-28 18:44
  • 신문게재 2023-11-29 1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갑천습지 1km
대전 갑천 국가 내륙습지보호지역에서 제외된 도솔대교에서 만년교까지 갑천 1km 모습. 미호종개가 발견되고 수달 활동이 관측됐다.  (사진=임병안 기자)
[글 싣는 순서]

1. 갑천습지 3.7㎞ 아닌 4.7㎞

2. 3대 하천 내륙습지를 가다

3. 생물다양성 보전 방안은





3대 하천이 흐르고 대청호를 머리맡에 둔 대전은 사실은 습지의 도시다. 하천과 호수라는 시선으로 바라봤을 때 보이지 않는 야생 동식물이 습지임을 알아봤을 때 비로소 보인다. 대전 곳곳에 숨은 습지를 재조명하고 생물 다양성의 둥지로 가치를 재평가한다. <편집자 주>



25일 오전 10시께 대전 서구 갑천에서 수달 두 마리가 하천 가운데 모래섬에서 먹이활동 하는 모습이 시민들에게 포착됐다. 갑천 물속에 몸을 숨기고 고개만 밖으로 내민 채 하중도 가장자리를 훑어가며 달뿌리풀과 버드나무 뿌리에 숨은 먹이를 찾는 것처럼 보였다. 뒤엉켰다가 풀어지기를 반복한 두 마리 수달은 하중도에 올라 수풀로 사라졌고, 이날 중도일보가 설치한 관찰카메라에도 수달의 뒤뚱뒤뚱 걸음이 포착됐다.

수달 11월27일
갑천변서 먹이활동 중인 수달.  사진=임병안 기자
그러나 이들 수달이 시민들에게 목격된 지점은 갑천 국가내륙습지에서 520m 떨어진 하류 지점으로 하천에서 낚시를 즐기는 이들에게 물고기가 잘 낚이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지난 6월 국가가 보호하는 31번째 내륙습지에 갑천습지가 지정될 때 습지등급평가 1등급을 받은 도솔대교부터 만년교까지 갑천 1㎞가 제외된 것에 대한 지정 확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갑천습지 국가 내륙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구간(면적 0.901㎢)을 보면, 서구 정림동 옛 태봉보가 있던 지점부터 지난 5월 개통한 도솔대교 하단까지 총연장 3.7㎞뿐이다. 면적으로 따지면 엑스포시민광장을 포함한 한밭수목원의 두 배쯤 되는 규모지만, 정작 습지 생태계를 그대로 간직한 도솔대교~만년교 구간은 빠진 채 지정 고시됐다.

대전시가 5년 단위로 조사하는 '대전시 습지보전실천계획'에서 매번 태봉보에서 만년교까지 갑천 4.7㎞를 하나로 연결된 습지환경으로 보고 식생조사와 관리대책을 수립해 왔다. 국립습지센터 전국 습지현황 조사에서도 갑천습지는 3.7㎞가 아니라 4.7㎞이었고 습지서식처평가 1등급에 식생환경평가 2등급을 부여했다. 전국 7088개 내륙습지 중 서식처평가 1등급은 상위 13% 이내에 들고, 식생평가 2등급은 상위 5.4% 내에 들 정도로 희귀하다.

특히, 국가내륙습지보호지역에 포함되지 않은 도솔대교부터 만년교까지 갑천 1㎞에는 수차례 멸종위기 미호종개가 포집되고 수달이 관찰되는 곳이다.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인 미호종개가 만년교 하단의 갑천에서 1986년과 2002년 그리고 2004년 최근에는 2013년과 2016년 각각 연구자들에 의해 발견됐다. 이번에 수달의 먹이활동까지 확인되었으나, 현장은 주변 공사장에서 방류수가 습지로 그대로 유출되고 있다.

이은재 대전세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국가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갑천습지와 경계선 밖의 만년교까지 갑천은 습지로서 자연환경이 다르지 않고 중요해 장기적으로 내륙습지보호지역 확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3.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1.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2.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3.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4.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5.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