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 때문에 혼란스런 대전교육 현장… 교육청은 뒷짐만

  • 사회/교육

'빈대' 때문에 혼란스런 대전교육 현장… 교육청은 뒷짐만

  • 승인 2023-11-14 17:29
  • 수정 2024-02-06 18:06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clip20231114171226
대전교육청이 일선 학교에 배포한 공문
해충 빈대 출현으로 대전교육 현장이 혼란을 겪고 있다. 학교 현장의 빈대 예방과 자체점검 업무를 놓고 구성원 간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대전교육청은 업무 분장은 학교장 고유 권한이라며 한걸음 물러나 있다.

14일 대전교육계에 따르면 빈대 예방과 자체점검을 실시하라는 대전교육청의 공문이 최근 일선 학교에 뿌려졌다.

대전교육청은 11월 8일 일선 학교에 '빈대 확산에 따른 방제방법 및 자체점검 실시 안내'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해당 안내는 교육부 공문을 학교에 전달한 것으로 공문에는 최근 국내 기숙사 등 다중이용시설에 빈대가 출현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자체 점검을 실시해 발견 시 즉시 보고하라는 내용이다.

이 같은 공문을 전달받은 학교는 빈대로 인한 고충보다 더 큰 혼란을 겪고 있다. 해당 업무를 누가 할 것인지를 놓고 보건교사와 교직원 간 갈등이 생기면서다.



전국보건교사노동조합(전국보건교사노조)은 빈대 점검과 예방·홍보 강화 교육이 학교 방역이나 질병 예방 교육과 연계돼야 할 일이냐며 해당 업무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당시 전염병이 퍼지지 않도록 하는 방역과 방충·방제는 다르다며 시설관리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학교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보건교사들이 업무를 담당하되 소독 등 조치는 행정실이 함께하는 형태가 적합하다는 입장이다. 채정일 대전교육청공무원노동조합 노조위원장은 이날 중도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이들이 빈대에 물리게 되면 보건교사가 이게 빈대인지 아닌지 학교에서 일차적으로 확인하고 그 이후 행정실이 소독 등 조치를 하는 형태로 업무를 할 텐데 현재는 (보건교사들이) 업무를 안 받겠다고 하고 있다"며 "업무 분장에 대해 답답한 부분을 교육청에 얘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청이 명확하게 정리를 해 주면 되는데 학교장 권한이라고만 하니까 답답하다"고 말했다.

대전교육청공무원노조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교육청이 노노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며 명확한 업무 분장을 요구했다.

채정일 위원장은 "교육청이 모르면 교육부에 물어보고 현장에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두루뭉술하게 보내 놓고 학교가 알아서 하라고 방치하면 결국 학교 내 조직원끼리 싸움 붙이는 것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해당 공문을 학교에 발송한 대전교육청 체육예술건강과는 기존 공무원노조에 전달한 대로 업무 분장은 학교장 권한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대전교육청 체육예술건강과 관계자는 "업무 분장은 학교장이 하게 돼 있다"며 "학교마다 사정도 다 다르기 때문에 일일이 이건 누가 해야 한다고 보낼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교육청이 두 노조를 중재할 계획에 대해서 묻자 "중재를 어떻게 하냐. 쉽지 않다"고도 답했다.

보건교사노조와 공무원노조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교육청도 사태 수습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학교 현장의 학생들만 빈대에 노출돼 있다. 임효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시 송악면, "가을꽃 향기 만끽하세요"
  2. 축구부 학부모에게 3천만원 편취한 대학 전 감독 실형
  3. 숙취운전 통근버스가 화물차 추돌… 10명 다쳐
  4. 베이스볼드림파크 공정율 64프로…‘내년에 만나요’
  5. 응급실 가동률 충남대병원 32%·충북대병원 18%
  1. '문 연 병원·약국은요?' 추석연휴 119상황실 문의전화 쇄도
  2. 대전 학생들 전국 과학대회서 두각… 노벨과학 꿈키움 프로젝트 효과 톡톡
  3. 귀경 차량들로 붐비는 고속도로
  4. '美 빅컷' 지역 수출기업들 환영 분위기 속 '한은 결정' 예의주시
  5. 추석 연휴 끝…‘다시 일상으로’

헤드라인 뉴스


폭염에 용존산소량 미달?… 대전천 물고기 1600마리 폐사

폭염에 용존산소량 미달?… 대전천 물고기 1600마리 폐사

대덕구 오정동 대전천 일대에서 물고기 최소 1600마리가 집단 폐사하는 사건이 발생해 보건당국이 조사에 돌입했다. 19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천이 유등천에 합류하는 지점인 오정동 삼천교 구간부터 현암교까지 대전천 1.8㎞ 구간에서 물고기 폐사체가 무더기로 떠올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날 오전 10시께 현장에 가보니 물고기들은 하얀 배를 수면 위에 드러낸 채 하천에 떠다니거나 수풀에 걸린 채 죽어 있었다. 아침에 산책하던 시민들이 발견해 보건당국에 신고된 것으로 하천 일부 구간에서는 탁한 색을 띠며 거품이 흩어지지 않고 뭉쳐서 떠..

현실감 떨어지는 공공임대주택…10평 이하 절반이 `공실`
현실감 떨어지는 공공임대주택…10평 이하 절반이 '공실'

공공임대주택이 실거주자들의 주택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공실 중 절반은 전용 31㎡(약 9.4평) 이하의 소형평수인 것으로 조사돼 현실적인 주택 수요에 맞게 면적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충남의 공가 비율은 전국에서도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고, 대전과 세종, 충북의 공가율도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복기왕 의원(충남 아산시갑)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LH 임대주택 공가 주택수 및 공가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4년 8월 기준 L..

국내 유일 특수영상 특화 시상식 `대전특수영상영화제` 팡파르
국내 유일 특수영상 특화 시상식 '대전특수영상영화제' 팡파르

과학기술과 영상산업이 결합한 국내 유일의 특수영상 특화 시상식인 '대전 특수영상영화제(Daejeon Special FX Festival)'가 9월 20일부터 9월 22일까지 카이스트 및 원도심 일원에서 개최된다. 대전시와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주최·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 영화진위원회가 후원하는 이번 영화제는 국내에서 상영된 영화와 드라마 중 우수한 특수영상 작품을 선정하고 제작에 기여한 아티스트들과 배우를 시상하는 행사로 2019년부터 개최된 대전 비주얼아트테크 어워즈를 지난해 대전특수영상영화제로 확대 개편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베이스볼드림파크 공정율 64프로…‘내년에 만나요’ 베이스볼드림파크 공정율 64프로…‘내년에 만나요’

  • 독감 무료 접종 내일부터 시작…‘백신 점검 완료’ 독감 무료 접종 내일부터 시작…‘백신 점검 완료’

  • 귀경 차량들로 붐비는 고속도로 귀경 차량들로 붐비는 고속도로

  • 추석이 지나도 계속된 폭염 추석이 지나도 계속된 폭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