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사노조가 지역 늘봄시범학교 늘봄업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8.6%가 '늘봄 업무를 또 맡을 의향이 없다'고 응답했다. 대전교사노조 제공 |
6일 대전교육청과 대전교사노동조합에 따르면 2024년도부터 대전 초등학교 늘봄시범학교가 70개교로 확대된다. 대전교육청은 시행 첫해인 2023년 20개 학교에 이어 추가 선정을 통해 총 70개 내외 학교를 늘봄학교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대전교육청은 10월 30일 대전늘봄학교 정책설명회를 통해 2024 초등 대전늘봄학교 정책설명회를 열고 2023년 운영 현황과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2024년 정책운영 방향 등을 설명했다.
지역 149개 초등학교 중 절반에 달하는 초등학교가 2024년부터 늘봄시범학교로 운영되면서 일선 학교에선 우려의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2023년 교육 현장에서 교사들의 불만과 업무 부담이 상당했던 만큼 새롭게 시행하는 학교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전교사노조는 대전교육청이 확대 시행 전 확실한 인력 지원과 실질적 업무 경감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고 목소리 내고 있다. 대전교사노조가 늘봄시범학교 업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서도 이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2023년 늘봄시범학교 20개 학교 중 13개 학교 담당자 14명 응답한 설문조사 결과 늘봄 업무 중 가장 어려운 점을 묻는 질문에 '늘봄학교 관련 예산 사용 및 처리 업무'(22.2%)를 가장 많이 꼽았다. 3개까지 중복 응답하는 항목에 응답자들은 '교육청 업무 가이드라인 부족'(19.4%), '학생 수강료 산출 및 환불 등 업무'(16.7%)에 큰 어려움을 호소했다.
늘봄학교 업무 경감을 위해 대전교육청 방과후센터가 가장 우선순위로 지원해야 할 것을 묻는 항목에는 '학생 수강료 관리', '인력 지원', '강사료 지급' 순으로 답했다.
늘봄학교에 대한 담당 교사들은 이밖에도 "늘봄학교 운영이 없어졌으면 좋겠다", "구체적인 성과를 강요하는 형태의 사업이고 학교에 많은 부담을 떠넘기는, 교육과 무관한 돌봄서비스", "학교가 아닌 지자체 운영 필요" 등의 의견을 남겼다.
대전교사노조는 "올해 맡았던 업무를 다시 희망하는지를 물어보는 설문 문항에 78.6%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 이유로 '업무가 너무 과중하고 교사 본연의 업무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한다"며 "대전교육청은 2024 늘봄시범학교 확대 실시 전에 회계 업무와 인력 관리에 대한 확실한 지원 로드맵을 마련해야 하며 이러한 개선과 노력 없이는 현장 교원들의 협조를 얻을 수 없음을 직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현장 의견에 대해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학교를 지원하기 위해 회계 업무 지원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현재는 구조에선 어려움이 있다"며 "2024년 시범학교를 늘리면서 추가 기간제 교사 인력 지원이 이뤄질 예정이고 역량 강화를 위한 워크숍 등을 진행하겠다. 센터에서 해야 할 것을 구조화하고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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