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대전 유성구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피감기관 증인들이 감사위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24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대전 본원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서는 출연연 등 과학기술계 53개 기관에 대한 감사가 이뤄졌다. 2024년도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과 우주항공청 이슈에 대한 논의가 가장 쟁점이 된 가운데 과학기술계 현안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도 이뤄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은 원자력연 내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이 계획대로 이송되지 않은 문제를 제기했다.
이 의원은 "원자력연은 1987년부터 2013년 26년간 21차례에 걸쳐 경수로 사용후핵연료 연료봉 1669개, 3.3t을 반입했다"며 "2016년 당시 사용후핵연료가 다량 보관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사회 큰 이슈로 대두됐다. 이에 보유 중인 사용후핵연료의 조속한 반환을 포함한 안전 종합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 대책이 제대로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지적했다. 계획에 따라 최종적으로 2023년까지 반환을 완료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발생지인 원전으로 반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의원은 "사용후핵연료 반환은 현재까지 단 한 건도 발생지 원전으로 반환하지 못했고 일정 수립을 위한 협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며 "그동안 국회서 반환 필요성에 대해 여러차례 지적이 있었지만 발생지 원전 인근 지자체가 반대한다는 이유로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한규 원자력연 원장은 "고리나 울산지역 주민들이 원래 거기서 발생한 사용후핵연료지만 반출한 것을 다시 반입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게 크고 한수원도 임시저장시설이 완료되면 그때 받았으면 하는 의견을 피력했다"며 "또 하나는 운반 용기가 실험을 하느라 핵연료봉을 자르고 원상복귀했는데 집합체 수송 용기에 대한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지연된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기조 가운데 의사과학자 양성 필요성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은 "KAIST가 의과학대학원을 설립해 운영하면서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서도 고군분투했다"며 "윤석열 정부가 앞으로 국민 의료 서비스 개선뿐 아니라 바이오산업 혁신을 위해 의사과학자 육성을 위해 정원을 늘리겠다는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동만 KAIST 교학부총장은 "KAIST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의사과학자 양성의 중요성에 매우 공감하고 있다"며 "만약 저희 쪽에 의대 정원이 개정이 된다면, 저희는 의사를 양성할 것이 아니라 의사과학자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래서 바이오 의료산업이 우리나라가 전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국정감사에선 매년 단골 소재로 등장하는 PBS 개선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의원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과제 수와 연구비를 비교하며 PBS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변 의원은 "과제당 연구비가 1990년도에는 18억 6000만 원인데 지금은 10억 원이다. 30년간 물가상승을 감안하면 현재는 10억 원이 1990년도 과제당 금액은 40억 원"이라며 "이 정도 대형 연구과제로 나가던 게 지금은 PBS로 인해 파편화되고 다음 과제를 위해 성과 목표를 낮추는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선거관리위원회의 사이버 보안 문제와 관련해 국가보안기술연구소(국보연)와의 관련성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선관위 보안 점검 때 국보연이 인력을 지원한 사실을 바탕으로 투개표 조작 가능성을 물었다. 민 의원은 "국보연에서 여섯 분이나 가서 해 봤는데 투개표 가능성이 있냐"며 "우리나라 선관위 보안시스템이 투개표 조작 해킹 가능성이 없다는 게 국정원 보안팀에 근무했던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이야기다. 그런데 왜 국정원은 이런 이야기를 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최효진 국보연 소장은 "드릴 말씀이 없다. 보안 기술면에서 해 왔기 때문에 제도적인 문제까지 결부해서 하기엔 어렵다"고 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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