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2021년부터 KAIST가 추진한 과기의전원 설립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보 기조와 발맞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의사과학자 양성이라는 시대적 흐름을 더는 미뤄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충북대서 열린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필수의료혁신 전략회의'에서 의료인력 확충과 인재 양성에 대해 밝힌 바 있다. 공공의료 확대를 위한 인력 확보와 이를 위한 대학에서의 인재 양성 추진에 대한 거시적인 뜻을 천명했다.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 과기의전원 설립을 추진하는 KAIST는 이번 의대 정원 확대가 본격적인 의사과학자 양성의 적기라고 보고 있다. 이미 주요 국가가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늦어져서는 안 된다는 시각이다.
김하일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는 중도일보와의 통화에서 "전 세계 나라들이 바이오뿐 아니라 공학 기반의 의대를 만들겠다고 한다. 일본도 도쿄공대와 의치대를 통합해 새로 출발한다고 한다"며 "전 세계가 모두 경쟁하고 있는 것이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KAIST는 2004년부터 의과학대학원을 설립해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체제로는 세계적 흐름에 따른 의사과학자 양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김하일 교수는 "KAIST가 의사과학자를 성공적으로 양성하고 있지만 더 이상 숫자가 늘고 있지 않다"며 "의대를 마치고 온 학생들이 KAIST에 와서 공대에서 박사 과정 중인 학생이 소수 있었는데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 현재 의학교육을 받은 학생이 공대에 가서 박사과정을 하면 잘 못 따라오는데, 이유는 공학에 대한 기본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공학적 지식을 충분히 갖고 있는 인재, 소양을 갖춘 의사들이 길러져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라며 "그러니까 미국도 공학 기분의 의대를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과거엔 페니실린이나 종두법을 발견했다면 지금은 약을 개발하는 시대다. 개발하는 인력이 필요하다"며 "어떤 질병의 기전을 알고 약물의 표적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개발하는 인력이 굉장히 많이 필요하다. 그런 산업이 앞으로의 미래에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의사과학자 양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은 국회서도 나오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17일 성명을 내고 "코로나19 팬데믹 등 예기치 못한 다양한 질병들이 발생하고 아직 정복하지 못한 질병들이 산적해 있다"며 "이제는 새로운 해법을 모색해야 할 때다. 공학과 의학의 융합이야 말로 의료 환경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효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