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열린 (사)원정연구원 정책 포럼 발표자와 토론자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임효인 기자 |
현병환 대전대 바이오아이코어사업단장 겸 바이오헬스창업연구소장은 11일 열린 원정연구원 정책포럼 주제발표에서 경기 하강시대 바이오헬스기업 성공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이날 포럼은 바이오헬스기업 위기 극복을 위해 (사)원정연구원과 대전대 바이오아이코어사업단이 공동주최했다.
현 교수는 글로벌 경기 침체가 내수 침체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바이오기업을 비롯해 거의 상당수 분야 벤처기업이 위기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현 교수는 "파티는 끝났다. 향후 3년 동안 어떻게 생존할 것이냐 생존 전략을 수립해야 하고 기업과 논의하고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경기 악화로 인해 기업에 대한 투자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정부마저 기업에 지원하던 예산을 삭감하면서 국내 바이오기업이 겪는 고통은 심화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술특례상장 바이오기업은 감소세를 보이며 기업의 성장을 위한 정부 모태펀드 금액도 대폭 줄었다. 현 교수는 "2021년 정부 모태펀드 액수가 5000억에서 2022년 3700억으로 40% 줄었다"며 "엄청난 감소다. 이렇다 보니 VC 상당수가 거의 잠수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2024년도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안에는 양자나 이차전지, 첨단바이오 등 일부 분야에 한해서는 최대 20%까지 증액되는 반면 소재·부품·장비나 기업 R&D 지원, 감염병 R&D 예산은 최대 30% 이상 줄어드는 내용이 담겨 있어 바이오업계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현 교수는 이 같은 상황에서 바이오기업의 생존을 위해 자금조달 계획 전면 재검토를 제안했다. 앞으로 2년간 생존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으로 현재 기업의 위치와 개발에 필요한 인적 자원 확보, 경쟁자에 대한 파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현 교수는 무엇보다 교육이 중요하고도 강조했다. 현 교수는 "바이오기업 컨설팅은 일반 기업과 다르다. 잣대 자체가 다르다"며 "편의점이 1년 안에 흑자가 안 나오면 문을 닫아야 하지만 바이오기업은 끝도 없는 임상 동안 돈을 붓는 업종이다. 그렇기 때문에 특별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업계획서와 비즈니스모델(BM)을 '수요자 관점'에서 재구성하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요소를 발전시키는 노력도 요구된다. 현 교수는 "바이오는 창업자를 조사하면 90%가 박사고 연구를 최소 3~4년 이상은 수행하고 국가연구를 많이 수행했다가 나온 분들이 주력이며 기업에 계셨던 박사 그룹이나 최근엔 의사도 창업을 많이 한다"며 "전부 평생을 공부했던 사람들이 을이 돼서 비즈니스를 한다. 바꾸는 것이 어렵고 CEO가 해야 할 공부를 하는 게 힘든 일이기 때문에 수요자 관점에서의 교육이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투자 유치 전략을 세우기 위해 투자가 관점에서 기업을 바라볼 것과 글로벌 라이센싱 전략 수립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현 교수는 "돈을 얼마나 벌 수 있는지 투자가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투자를 받을 수 있다. 바이오헬스에선 투자를 못 받으면 죽기 때문에 결국 투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주제발표에 이은 토론에는 맹필재 바이오헬스케어협회장을 좌장으로 박영우 와이바이로직스 대표, 윤병한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본부장, 허성오 한림대 의대 교수, 이성국 원정연구원 AI연구센터장 등이 참여했다.
하반기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는 와이바이오로직스 박영우 대표는 "덴마크에 노버노디스크라는 제약회사가 있다. 유럽 환율이 오르는 동안에 덴마크는 환율이 내려갔는데 노버노디스크가 돈을 너무 많아 벌어서 달러가 들어와서 환율이 안정화되고 있는 것"이라며 "바이오기업 투자 위기인 것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투자를 멈출 수 없는 이유가 좋은 약을 개발하면 어마어마한 경제적 이득을 취할 수 있게 신약이기 때문에 이러한 바이오에 투자에 대해 다시 생각을 해 봐야 될 때"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위기지만 우리나라가 포기할 수 없는, 천연자원이 많이 없고 인재만 있는 상태서 적확한 업종이고 성공하면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산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임효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