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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대전교육청과 피해 학생 학부모 등에 따르면 현재 피해 학생인 A군과 가해 교사인 B 교사는 8월 22일 폭행 사건 이후 여전히 같은 교실에서 생활하고 있다.
아침 저녁 조례와 종례 시간마다 가해 교사를 마주하면서 A군이 느끼는 정신적 고통은 막심한 상황이다. 학교는 사건 이전과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돌아가지만 A군이 느낀 공포와 불안에 대한 치유는 없었기 때문이다. A군은 최근 상담을 통해 현재의 상황에 대해 털어놓으며 이러한 어려움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진다.
학교가 분리 등 학생이 취할 수 있는 조치에 대해 설명을 안 한 것은 아니다. 사건 발생 이후 학교 측은 B 담임과의 분리 조치 희망 여부를 물으면서 원할 땐 사흘간 분리가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원한다면 반을 옮기거나 전학도 가능하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학생과 학부모는 세 가지 방안에 대해 모두 미희망 의사를 밝혔다. 폭행 피해를 입은 자신이 반을 옮기거나 학교를 옮기는 2차 피해를 받는 데 반대하면서다. 사흘이란 기간 교사와의 분리 역시 실효성이 없다고 느꼈다는 게 학부모의 설명이다. 해당 학부모는 "다른 학생들 시선도 시선이고 곧 졸업인데 반을 옮기는 것이 불편하다고 생각했다"며 "(분리 조치는) 사흘 후에 학교에 가서 마주쳐야 하는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아동학대이면서 학교폭력이다. 성인이 만 18세 미만 아동을 학대했으며 학교 내외서 학생을 대상으로 피해를 입힌 행위다. 학교가 학생과 학부모에게 설명한 사흘간 분리는 학교 폭력에 따른 조치로 아동학대를 적용했을 땐 기간이 정해지지 않은 분리가 가능하다. 학교가 학생을 위해 보다 넓게 보호 조치를 적용했다면 학생과 교사가 기간을 정하지 않고 분리될 수 있었다는 얘기다.
당초 피해 학생인 A군과 학부모는 한 학기도 채 안 남은 시간을 그럭저럭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A군의 학교 생활은 쉽지 않았다. 아무런 조치 없이 시간이 흐르면서 공부에 집중하기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
학교 측은 A군과 학부모가 분리 조치를 원하지 않는다고 하자 이후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따라 임용권자는 수사기관에서 조사나 수사 중인 자를 직위해제할 수 있다.
해당 학교 C 교장은 중도일보와의 통화에서 학생과 학부모 뜻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C 교장은 "학생이 계속 희망했으면 요청을 했을 것이고 분리를 원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평상시처럼 잘 지내겠다고 생각하는 것이구나 판단했다"며 "학생이 원하면 최대한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주겠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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