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구환 한남대 링크3.0사업단장 및 캠퍼스혁신파크선도사업단장 |
필자가 석사논문을 쓸 때만 해도 원고지가 주된 도구였다. 직접 손으로 쓰고 타자를 쳐서 논문을 완성한 기억이 있다. 타자기가 귀한 시대라 타자기가 있는 인쇄업체를 찾아야만 했다. 그 당시 더욱 아찔했던 기억이 있다. 연구실에서 석사논문을 썼는데, 밤새 비가 많이 왔다. 낡은 건물이었던 탓인지 비가 새서 그동안 써 놓은 논문을 알아보지 못하게 되었다. 울며 겨자먹기로 다시 논문을 작성했던 힘든 기억이 있다. 그 뒤 시간이 흘러 박사학위논문을 쓸 때는 286이라는 컴퓨터가 세상에 나왔다. 최신의 문물을 접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것도 역사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다. 현재는 모바일로 전자결재를 하고, 화상회의를 하며, 대량의 정보를 순식간에 보낸다. 연락이 안 되는 이유가 없게 되었고, 정보가 오히려 넘쳐나서 문제다.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스토리, 블로그, 밴드, 틱톡, 인스타그램과 연동되는 텍스트 기반의 스레드(Thread) 등은 현대 사회에 필수재가 되었다. 초기에는 비슷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비대면으로 만나는 곳이었다. 점차 세계 곳곳의 사람과 정보가 연결되었고, 개인의 역사가 교류되고, 경제가 되고, 사회생활의 한 축이 되었다. 사용자가 직접 동영상을 업로드하는 영상 플랫폼도 익숙한 시대다. 정보를 교류하지만, 경제적 가치도 추구할 수 있다. 유튜버나 인플루언서는 미래의 유망한 직업이 되었다.
현실 활용성이 낮아지는 SNS도 있지만, 익명성 기반의 트위터는 주로 정치에, 실명 기반의 페이스북은 주로 자신이 하는 일에, 블로그는 약간의 돈벌이, 인스타그램은 자기 자랑 겸 상대방 염탐(?)에 활용되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모두 인간의 과시욕을 대변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을 허세스타그램이라고도 하는 이유이다.
왜 개인들은 SNS를 통해 정보를 공유할까? 많은 지식과 정보를 얻어 자신을 이롭게 하기 위해서일까? 중요한 이유일 수 있다. 또 관심받고 싶은 욕구가 있어서일까? 시세말로 '관종끼'가 있어서 일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의 관심을 받고, 자신을 과시하고 싶은 욕구가 있을 수도 있다. 또 그것이 경제적 가치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은 마케팅 도구로 활용하며, 권력 관계에서는 정치적 목표를 추구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SNS는 개인과 사회를 연결한다.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많다. 개인의 정보가 유출되고, 허위 정보가 난무하며, 자신의 의견과 다를 때에는 무차별적 사이버 공격이 감행된다. 악플은 개인과 사회를 힘들게 하는 요소가 되었다. SNS는 개인 간의 교류인 것 같지만, 사회적 관계망 속에서 운영된다. 자신의 행위가 다른 사람 행위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악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단점을 가진 SNS가 정치사회적으로 악용될 때에는 사회적으로 큰 비용이 초래된다. 그릇된 정보를 양산하거나 정보 자체를 왜곡하여 대중을 현혹할 수도 있다.
이제 SNS에 대한 사회적 약속이 필요한 시대다. 거짓 정보를 차단하고, 건실한 사회적 관계망이 요구된다. 개인의 힘으로는 올바른 사회관계망 형성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지나친 정부의 규제는 개인의 삶을 침해할 수 있다. 무엇보다 사회관계망에 참여하는 개인의 성숙한 사이버 의식이 필요한 때다. 적당한 카페인은 정신을 각성시키고 피로를 줄이지만, 중독되면 짜증, 불안, 두통, 심장 떨림 등의 증상을 초래할 수 있다. 좋은 도구를 악용하면 사회적 비난을 감수(感受)할 줄 알아야 한다. /원구환 한남대 링크3.0사업단장 및 캠퍼스혁신파크선도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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