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연 주도로 국내 자체 개발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2023년 5월 3차 발사되고 있는 모습. |
20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전날 경남 사천에 지역구를 둔 무소속 하영제 의원이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서 한 발언에 대해 황당하다는 분위기다.
앞서 하 의원은 이상률 항우연 원장을 상대로 "항우연이 우주항공청이 설립될 사천으로 이전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으로 볼 때 성과를 낼 것 같다"며 "지역이기주의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상률 원장은 "우주항공청에 따라 새로운 시설이 만들어지면 모를까 현재 100% 이전은 어렵다"고 답했다.
대덕연구개발특구(대덕특구) 과학기술계를 비롯해 대전에선 하 의원 발언과 관련해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현 정부가 우주산업클러스터 3축을 구축해 놓고 항우연을 대전에서 사천으로 옮기는 건 취지와 맞지 않다는 논리다. 일각에선 대응할 가치가 없다는 발언까지 나올 정도로 현실성 없고 지역 이기주의적이라는 주장이다.
당장 우주항공청 설립을 위한 특별법 제정 논의도 야당의 반대로 쉽지 않은 상황에서 항우연 이전을 거론한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란 반응이다.
항우연 내부 구성원 사이에선 불가능한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신명호 항우연 노조 위원장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모든 구성원이 반대하고 가지도 않을 것이고 갈 수도 없다"며 "대규모 설비들이 대전 본원에 구축돼 있는데, 예산을 20% 이상 삭감한 상황에서 이전은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과학기술계는 우주항공청 사천 설치에도 유입 인력이 많지 않아 항우연 이전을 거론한 것이란 시각도 있다.
한 과기계 관계자는 "우주항공청 만든다고 해 봐야 공무원 300명도 안 된다. 아파트 한 동이라고 보니까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 아닌가 싶다"며 "대전이니까 연구인력이 집적해 있는 것이지 다른 지역이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시가 이번 이슈에 대해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덕특구가 있기 때문에 우주산업 클러스터가 지정되고 KAIST 등에서 배출한 인재를 유입할 수 있는 구조인데 이를 방관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항우연 측은 연구원 이전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검토한 적이 없는 사안"이라며 "방사청이 다른 데 있다고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옮기는 건 아니지 않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게 만들어진다면 논의될 수 있지만 항우연을 옮기는 건 합리적이고 효율적이지 않다. 현재 대규모 인프라가 대전에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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