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병원 수술실 CCTV 설치 의무 '가시화'...효과는

  • 전국
  • 천안시

천안, 병원 수술실 CCTV 설치 의무 '가시화'...효과는

- 충남의사회 "수술환경 악영향 가능성"
- 영상 보관일 30일 규정은 실효성 논란

  • 승인 2023-09-18 13:18
  • 신문게재 2023-09-19 12면
  • 하재원 기자하재원 기자
병원 수술실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25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지만 설치 의무화가 불러올 효과에 대해 미지수라는 게 의료계 여론이다.

18일 보건복지부 발표 등에 따르면 무자격자의 대리수술, 수술실 내 성범죄, 위생 관련 등의 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전신마취 등 환자의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수술하는 중대한 수술실만큼은 CCTV 설치가 필요하다고 요구돼 왔다.

향후 법이 시행되면 환자나 보호자의 요청이 있을 경우 수술실에 설치된 CCTV로 수술 장면을 촬영할 수 있고, CCTV 설치 또는 촬영 의무사항을 위반한 의료기관은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또 수술실의 촬영물을 유출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예외사항으로 응급환자 수술, 생명에 위협이 되거나 신체기능의 장애를 초래하는 환자 수술,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에서 정한 전문진료질병군 수술 등의 경우는 제외토록 했다.

현재 천안시의 의료시설은 종합병원 4곳, 병원 47곳, 의원 358곳, 치과 병·의원 207곳, 한방 병·의원 175곳으로 다수의 병원이 50% 예산을 지원받아 CCTV 설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는 집중력 저하와 과도한 긴장감을 유발해 수술환경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표하고 있다.

수술에만 집중해야 하는 의사들이 감시를 당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술실 CCTV 영상은 30일 동안만 보관하도록 규정돼있어 실효성 논란에도 휩싸인 상태다.

결국 의료사고 등을 대비하기 위해 마련된 정책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어 환자와 의료진 상호 간 신뢰 관계를 통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게 됐다.

충남도의사회 박보연 회장은 "CCTV 설치는 대리수술을 막겠다고 만든 것인데 사실상 대리수술을 하는 의사는 찾아보기 어렵다"며 "법이 시행되면 환자의 사생활 노출 문제와 의사의 수술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통해 했다.

이어 “수술실 CCTV 영상은 불과 30일 동안만 보관한다”며 "공익신고를 강화할 수 있는 대안을 만들어 의료사고를 막는 것이 더 바람직한 정책"이라고 덧붙였다.
천안=하재원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3.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4.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5.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1.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2.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3.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4. 대전시노인복지관협회 종사자 역량강화 워크숍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