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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 공장 전경 |
공장 폐수를 가까운 다른 공장으로 보내 재활용할 수 있게 허용하는 방안이 입법예고됐다.
환경부는 물환경보전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7일 입법예고했다고 8일 밝혔다.
HD현대오일뱅크가 이런 행위 때문에 과징금을 부과받은 상태인데 과거 일에는 새 규정을 적용하지 않도록 명시됐다.
이번 개정안의 주요 골자는 수질오염물질 처리시설 설치 말고 수질오염물질을 처리하는 방법에 '폐수를 고정관로로 이송해 다른 사업장 제조공정에 사용하는 경우'를 추가하는 것이다.
폐수를 다른 사업장에 재활용을 위해 보내는 방식으로 처리하려면 일단 '가뭄 등으로 공업용수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고 시·도지사가 인정하는 지역'이어야 한다.
또 폐수를 주고받는 사업장들이 '같은 산업단지·공업지역이나 연접한 단지·지역'에 있어야 한다.
폐수를 받는 사업장은 수질오염 처리시설에서 오염물질을 배출허용 기준 이하로 정화해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폐수가 공장 사이를 이동하다가 공공수역에 누출·유출되지 않도록 차단·저류시설도 설치돼야 한다.
앞서 환경부는 '공장 간 폐수 재활용'을 막는 것을 '킬러규제'로 규정하고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런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환경부가 현대오일뱅크에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한 지 1년도 안 됐다는 점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충남 서산시 대산공장에서 나온 페놀과 페놀류가 기준치 이상으로 함유된 폐수를 자체 수질오염물질 처리시설로 처리하는 대신 인근의 자회사 공장에 보냈다가 적발돼 1천5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또한 최근에는 법인과 관련자 7명이 물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기까지 되면서 지역사회에서는 비판과 보상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오일뱅크 측은 폐수를 공업용수로 재활용한 것으로 재활용 후 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처리하고 방류해 환경오염과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환경부가 이번에 물환경보전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허용하려는 행위에 해당한다.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이 위치한 대산임해산업지역은 정부도 인정한 물 부족 산단이다. 환경부는 이 지역 공업용수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2019년부터 총 3천억원을 투입해 하루 10만t의 담수를 생산할 수 있는 해수담수화 시설을 만드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다만 현대오일뱅크 처분은 예정대로 한다는 것이 환경부 입장으로 이번 시행규칙 개정 시에도 부칙에 '기존 위반행위에 대해 벌칙·행정처분·배출 부과금을 적용할 때 종전 규정을 따른다'라고 명시했다.
그러나 이러한 환경부의 오락가락 행보가 논란을 키운다는 비판이 제기도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장관까지 나서 공개적으로 불필요하다고 규정한 규제를 과거에 어겼다는 이유로 과징금을 받는 것은 '소급 적용은 원칙적으로 안 된다'는 형식 논리에 매몰된 행위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처벌'이 가벼워질 때는 신법을 적용하는 것이 오히려 원칙이라는 것이다.
물환경보전법 시행규칙 개정안 입법예고 기간은 10월 17일까지로 후속 절차가 진행된다 해도 연내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서산=임붕순 기자 ibs9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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