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월화수목 대전달빛걷기대회가 2일 대전엑스포시민광장에서 열렸다. 참가자들은 오후 6시 10분 서구 만년동 엑스포시민광장을 출발해 갑천변의 보행자길을 따라 유성구 봉명동의 유림공원의 반환점을 거쳐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7㎞ 달빛코스를 걸었다. 걷기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의 다양한 모습. 이성희 기자 token77@ |
대회에 참가한 3000여 명의 참가자는 도심 속 자리 잡은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한 채 가족과 친구, 연인과 이야기꽃을 피우며 추억을 만들었다. 힘들었던 일들에서 벗어나 지친 마음을 달래고 싶은 마음이 전달되는 듯 이날 현장에는 행사 시작 전부터 현장 참가를 위해 많은 시민이 줄을 지으며 엑스포 시민광장 한 쪽을 가득 채웠다.
참가자들은 행사 시작 2시간 전부터 모여 식전 공연과 이벤트를 즐겼다. 혹시라도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이들은 함께 모여 음악에 맞춰 준비운동을 하고 걷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출발을 알리는 신호가 떨어지자 많은 참가자는 환호를 보이며 들뜬 마음을 마음껏 내비쳤다. 엑스포다리를 지나 갑천 산책로에 진입한 시민들은 따사로운 늦여름 햇볕을 맞으며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꽃을 피운 채 함께 걸었다. 저녁 시간이지만 다소 더운 날씨 탓에 많은 참가자들은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을 닦아내고 함께 웃으며 더위를 이겨낼 수 있었다.
더위를 피하기 위한 방법도 각양각색이다. 미리 준비해 둔 얼음물로 뜨거워진 몸을 식히고, 양산으로 햇볕을 가리고, 서로를 향해 연신 부채질을 하기도 했다.
3명의 자녀와 참석한 김선희(43·대전 중구)씨는 "아이가 더워할까 걱정했는데, 짜증 한 번을 안 내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합니다"라며 "자연 속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오늘따라 왠지 더 시원하게 느껴집니다"라고 말했다.
높고 푸른 하늘 위에 떠 있는 무지개는 참가자들의 눈길을 자아냈고, 시민들은 잠시 걷던 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바라보며 사진 촬영에 여념이 없었다. 시끄러운 도심 속에서 벗어난 참가자들은 햇빛에 반사돼 반짝이는 물결과 가로수가 아닌 자연이 선사한 빛 아래에 서며 평소 느끼지 못했던 편안한 적막을 몸소 느꼈다.
반환점에 도착하자 곳곳에선 다소 지친듯한 참가자들이 보였지만, 함께 온 가족은 서로의 등을 밀어주고 손을 잡으며 격려하는 모습이 보였다. 어두워진 하늘 구름 사이로 부끄러이 얼굴을 감춘 달빛 아래 참가자들은 선선해진 날씨 덕인지 참가자들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도착지에 다다르고 있었다.
출발 때 가졌던 완주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한 시간이 넘는 천변을 걸어온 이들은 도착점에 오자 서로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서로의 어깨를 다독였다. 도착 지점에 온 뒤 완주증을 건네받은 참가자들은 뿌듯한 듯 증서를 손에 든 채 인증 사진을 찍고 행복한 미소를 띠었다.
12살 아들과 함께 완주한 어머니 박시연(39·대전 유성구)씨는 "아들이 자폐증을 앓고 있어 출발 직전까지 많이 걱정했는데 너무 행복해하는 모습에 기분이 좋다"라며 "혹여 아들이 힘들어할까 많은 시민들이 물을 건네주고 손을 잡아주고, 아들에게 좋은 기억을 만들어 줄 수 있는 날이 됐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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