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군 산동면 사포마을 마을상수도에서 나오는 흙탕물./지리산골프장 개발을 반대하는 구례사람들 제공 |
19일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마을상수도에서 붉은색 흙탕물이 섞여서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주민들은 지난 18일 구례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례군에 무단 벌목지 원상 복구와 산주·벌목업체 처벌, 골프장 추진 중단을 요구했다. 이후 군수 면담을 요청했으나 김순호 군수는 바쁜 일정이 있다며 면담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이러한 문제의 원인을 올해 2월부터 4월까지 인근 산에서 진행한 나무 벌목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들은 벌목 당시 산을 깎고 진입로 등을 만들면서 마을상수도를 취수했던 계곡물에 영향을 줬다고 주장했다.
당시 산 주인들은 21만㎡에서 소나무 2만4000 여그루를 베어내 팔고 오는 2026년 2월까지 편백을 심겠다며 구례군으로부터 허가를 받아 벌목을 진행했다.
주민들은 "구례군은 골프장 추진과는 무관하다며 허가했지만 산주는 지난 5월 초까지 허가받지 않은 구역에서도 무단 벌목을 했다"며 "작업 중지 명령이 내려졌음에도 벌채된 나무들을 파쇄하여 반출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벌목이 지리산골프장 예정지의 35%나 됐으며 생태자연도 1등급과 경사도 20도 이상의 지역에 집중돼 진행됐다"면서 "이는 환경영향평가와 산지전용허가를 유리하게 할 목적으로 골프장을 짓기 위한 사전작업이라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사포마을 상류에 있는 벌목터는 현재 구례군이 임시로 비닐천막을 씌워놓았지만 최근 내린 비로 토사가 유출되고 있다.
최근 연이어 내린 폭우로 토사가 훤히 드러난 지리산 벌목 현장에서 부분적으로 산사태가 발생했고 계곡 수계가 바뀌며 사포마을 상수도에서는 흙탕물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구례=신덕수 기자 sds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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