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침수피해를 입은 충남 공주시 옥룡동의 주택가에 물에 젖은 가재도구와 물품들이 도로에 놓여 있다. 공주=이성희 기자 token77@ |
13일부터 나흘간 이어진 폭우 영향으로 금강과 지방하천 곳곳에서 제방이 유실돼 농경지가 침수되고 축사가 물에 잠기는 등 재산피해를 초래했다. 논산에서는 금강 본류의 제방과 논산천 제방이 16일 잇달아 유실되며 성동면 일원 농경지 10㏊가 침수되고 주민 203명이 인근 초등학교 등으로 대피했다. 또 청양에서는 지방하천 치성천 제방이 무너져 농경지와 축사, 비닐하우스가 그대로 물에 잠기는 피해를 냈다. 더욱이, 논산에서는 1987년 대홍수 때 유사한 장소의 제방이 무너져 홍수 피해를 겪었던 때를 떠올리게 하고 있다.
논산시와 청양군은 밤사이 긴급 복구작업을 진행해 17일 늦은 오후까지 유실 제방에 물막이 공사를 마치고 방수포를 덮어 앞으로 예고된 폭우에 또다시 유실되지 않도록 응급조치를 실시했다. 행정안전부의 조사를 거쳐 국비를 통해 장마 이후 완전복구가 이뤄질 예정이다.
금강유역환경청은 이번 폭우로 금강 3곳을 포함해 충청권 국가하천 8곳에서 제방이 일부 유실된 것을 파악하고 긴급 복구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 충남에서 지방하천 54곳에서 일부 유실이 확인됐을 정도로 제방 피해가 적지 않았다.
특히, 지난달 말부터 잦은 비로 대청댐의 수위가 예년 홍수기 앞둔 시점보다 다소 높은 상태서 폭우를 맞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큰비가 시작된 7월 13일보다 하루 앞서 대청댐의 저수율은 52.9%로 6월 19일 47.9%보다 오히려 올라간 상태였다. 홍수기를 앞두고 용수공급에 지장 없는 수준에서 댐을 최대한 비워 상류 폭우를 담아 하류에 홍수를 예방해 왔다. 지난해 7월에도 대청댐의 저수율은 최저 46%대까지 떨어트려 폭우 상황을 최대한 대비하던 것과는 올해 다른 상황이었다.
문제는 하천 제방 안전을 위협하는 개발행위와 계획홍수위보다 낮아 월류 위험이 있는 지역이 우리 지역에 여전히 상존한다는 점이다. 금강 백제보 하류에는 제방에 테마파크 형태의 전망대를 세워 개발이 이뤄졌다. 또 계획홍수위보다 제방이 낮아 폭우 시 월류위험이 있는 곳이 대전 중구 침산동 등 금강유역에 9곳, 횡단교량 접속 제방이 계획홍수위보다 낮은 곳도 5곳이나 남아 있다.
금강수계관리위원회 전임 위원은 "비가 많이 내렸다는 전제에서도 제방 유실과 대청댐의 연계 운영 아쉬움은 치수 대책을 돌아봐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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