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의료원 김영완 원장과 책임의료팀 관계자들이 고국으로 돌아가는 외국인 환자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제공:서산의료원) |
입원 전 강씨가 생활하던 단칸방으로 가정방문 당시 모습 (제공:서산의료원) |
강씨에게 보조기기를 제공해 재활치료를 돕고 있는 서산의료원 의료진 (제공:서산의료원) |
강씨의 본국 송환을 축하하는 서산의료원 김영완 원장 (제공:서산의료원) |
강씨의 본국 송환을 위해 사천에서 310km를 달려온 한국SOS구급대(박남수 대표) (제공:서산의료원) |
"낯선 땅에서 이렇게 죽는 줄 알았는데, 저를 외면하지 않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게 해준 서산의료원은 제 평생 은인이에요."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타국에서 홀로 단칸방 생활을 하던 강모씨(44)는 지속된 신체질환에도 건강보험 가입불가, 생활고로 적정 치료를 받지 못하고 고립되고 있었다.
강씨의 고통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 5월 24일 갑작스러운 우측 위약감, 말 어둔감, 의식이 혼미로 서산의료원 응급실에 이송된 강씨는 뇌경색 진단을 받았다.
중환자실에 입원해 집중치료를 받은 강씨는 의료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1000여만원의 막대한 의료비가 발생한 상황에 큰 절망에 빠졌다.
위기의 상황에 강씨는 좌절하며 치료를 거부하고 삶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저는 낼 돈도 없고 저를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그냥 죽고 싶은 마음뿐이에요."
그러나 공공보건의료협력체계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뇌졸중 환자 사례관리를 진행하고 있는 책임의료팀과 서산의료원 의료진들은 제한적인 여건 속에서도 환자를 외면하지 않았다.
책임의료팀 담당 의료사회복지사는 강씨의 치료비 및 본국 후송 지원을 위해 여러 유관기관에 문의했으나, 불법체류자 지원 제도의 한계에 부딪혔으나 현실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계속해서 문을 두드린 책임의료팀의 노력에 지역사회에서도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충남도 외국인근로자 의료비 지원사업을 통해 강씨의 의료비 일부를 해결했다. 또한 서산석림사회복지관과의 협업으로 인도적인 차원에서 서산시위기가정지원사업 대상자로 예외 선정해 생계비 및 항공권을 지원했다.
지역사회 네트워크 순기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도움의 손길은 지역사회 내에서 그치지 않았다. 주한중국대사관은 강씨의 귀국 후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본국에 있는 가족을 찾아주었다.
한국SOS구급대 박남수 대표는 서산의료원의 SOS에 경상남도 사천에서 서산으로 한달음에 달려왔다.
박남수 대표는 평소 난처한 상황에 처해있는 외국인 취약계층을 위해 이송 지원, 본국 송환 동행, 대사관과의 협조 등 꾸준한 선행을 이어왔다.
"한국인도 아닌 저를 위해 모두가 노력해주시니 본국에서 잘 살아갈 수 있게 저도 노력해야죠."서산의료원과 모두의 노력에 강씨는 다시 일어섰다. 입원 초기 거동이 불가한 정도의 심한 증상이었으나, 퇴원 시 강씨는 지팡이를 짚고 홀로 보행할 수 있을 정도의 기능으로 회복했다.
강씨의 퇴원을 축하하기 위해 서산의료원 김영완 원장을 포함해 원무과장, 책임의료팀 일원 등 서산의료원 임직원들이 함께 마지막 인사를 나눴으며, 강씨는 서산의료원 임직원들의 진심어린 마음에 감사함을 표현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영완 서산의료원장은 "제도적 한계로 삶의 벼랑 끝에 놓인 불법체류 환자를 위해 노력한 본원 직원 및 관계기관에 존경심을 표한다"라며 "서산의료원은 공공의료기관으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우리 병원을 찾는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게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서산=임붕순 기자 ibs9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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