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의료사회적협동조합 민들레의원 박지영 전문의와 서동애 간호사가 방문진료를 위해 환자 가정집을 찾고 있다. |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 뭐예요?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을 접하는 대게의 시민들은 무엇을 하는 곳인지 되묻는다고 한다. 의료와 복지사업을 통해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사회적협동조합이자, 사회적기업이라고 해도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의료, 건강, 생활과 관련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지역주민(조합원)과 의료인이 협동해 의료기관을 개설하고 운영·이용하는 공공 성격의 협동조합이라고 설명해서야 고개를 끄덕일 수 있어 보인다. 2002년 발기인 300명에서 출범한 조합원 수는 20년 만에 4300여 명으로 불어났다. 민들레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은 1차 의료기관인 의원과 한의원, 치과, 검진센터를 개원했고, 통합돌봄을 제공하는 주민참여 건강증진센터와 주간요양보호센터를 운영 중이다. 출자는 조합원들이 하지만, 의원과 한의원, 치과 등 조합이 운영하는 의료기관은 일반 병원과 마찬가지로 시민들도 이용할 수 있다. 조합원은 병원과 협동조합 운영에 참여할 수 있고, 조합의 주인으로서 부담하는 자본금은 회비 성격이 아니어서 탈퇴 시 환불받을 수 있다.
송직근 전무이사는 "건강문제와 관련해 믿을 수 있는 의료기관을 만들어보고자 조합원과 의사가 힘을 합쳐 2002년 시작해 2008년 사회적기업으로 승인 받고 2013년 협동조합기본법이 만들어지면서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 되었다"라며 "취약계층에 대한 돌봄서비스 등 공공 성격의 의료와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민들레의료사협 민들레의원. |
민들레의료사협 민들레치과 |
일반 병원처럼 건강보험만 있으면 누구나 이용 가능하고, 비보험진료의 경우 조합원들에게 혜택이 더해진다. 또 비보험 진료에서 진료비 중 일부는 한밭레츠의 대안화폐 '두루'를 이용해 지불할 수 있다. 특히, 몸이 불편해 병원에 오지 못하는 환자를 위해 의사와 간호사가 직접 환자 집을 찾아가 진료하는 왕진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민들레의원은 2022년 의사가 환자 집을 찾아가 진료하는 왕진을 202차례 실시했고, 간호사의 가정간호는 4500여 차례 실시했다. 집에 머무는 중증장애인의 재활을 돕는 작업치료도 지난해 754차례 환자 집을 찾아가 이뤄졌다. 장애인 건강주치의 사업으로 장애인 환자 왕진 513차례, 방문간호 866차례 이뤄질 정도로 방문진료와 간호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민들레 1차의료센터에서 발생한 수익으로 노숙인 단체, 성매매 피해 여성, 해고 또는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 장애인, 저소득층 등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무료 의료지원을 한다. 지난 6월 12일 민들레의원 박지영 전문의와 서동애 간호사를 따라 취재진이 대전의 한 임대아파트 척수손상 환자 가정의 방문진료를 동행한 때도 인공호흡기를 착용한 환자가 집에서 생활하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욕창 치료부터 가래를 배출하고, 배변활동까지 처치했다. 또 긴급한 호출 때 사용할 수 있도록 119안심콜서비스를 등록하는 통합진료가 이뤄졌다.
민들레의원에서 8년차 지역주민 주치의를 맡은 박지영 전문의는 의사로서 교과서적인 의료적 역할에 충실하고 싶어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을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박지영 전문의는 "일주일에 두 차례 만성질환 환자의 가정을 찾아가는데 질환뿐만 아니라 주변 환경을 함께 보면서 당사자에게 꼭 필요한 진료를 찾을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라며 "저희 병원을 찾는 환자들도 의료인에 대한 신뢰가 높아 당장 호전되지 않더라도 천천히 장기적으로 접근하는 진료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석연희 민들레의료사협 이사장 |
석연희 민들레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조합원과 지역사회 돌봄과 의료 욕구에 부응해 계속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민들레주간보호센터를 개소해 운영을 시작했다. 2002년 조합을 출범하고 20여 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조합원들에게 일반적인 의료지원뿐만 아니라 본격적인 주간 돌봄이 필요한 때가 되었다는 판단에서 주간보호센터를 기획하고 출범했다. 또 지역사회에 어르신 돌봄에 서비스 확대가 필요하다는 조합원들의 대승적 결정도 있었다.
석연희 이사장은 "'자신을 돌보라, 서로를 돌보라, 그리고 공동체를 돌보라'라는 슬로건으로 시작해, 그것을 이루려고 노력하며 여기까지 왔다"라며 "조합원과 지역사회가 건강할 수 있도록 의료와 복지라는 수단을 통해 저희 갈 길을 꿋꿋하게 걸어가겠다"라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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