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경찰청은 21일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 23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중국 항저우에 콜센터를 구축하고 검찰·금감원을 사칭해 133명에게 200억원을 편취한 혐의다. 이들은 위조된 검사 신분증과 구속영장 등을 동원했다. 대전지검은 보이스피싱 조직을 만든 뒤 피해자 133명으로 20억원을 가로챈 40대를 구속기소했다. 이들은 기존 대출을 상환하면 저금리로 대출해주겠다는 거짓말로 피해자를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걱정인 것은 AI를 이용한 피싱 범죄다. 인공지능과 안면인식 기술이 세계 최고수준인 중국에선 'AI 피싱 범죄'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엔 IT업체 대표가 영상 통화를 걸어온 사람이 친구인 줄 믿고 8억원을 송금하는 피해를 당했다고 한다. 사기 조직이 SNS를 해킹해 영상을 확보한 뒤 얼굴과 목소리를 똑같이 위조한 것이다. 중국 공안당국은 영상 통화로 돈을 요구해도 믿어선 안 되고, 사진이나 영상을 SNS에 올리지 말 것을 권고하는 지경이다.
보안 전문가들은 'AI 피싱 범죄'에 올 것이 왔다는 입장이다. 미국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업체 맥아피가 4월 프랑스·일본 등 9개국 성인 7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10%가 생성형 AI로 복제한 보이스피싱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남의 나라 일이 아니다. 지금 부모·자녀의 음성과 얼굴을 복제한 'AI 피싱 범죄'가 벌어지고 있는지 모른다. 검·경 등 범정부차원에서 철저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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