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원인 미상되나…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 국과수 원인 '특정 불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 감정 결과 발표
"화재의 직접 발화원 특정 불가능"… 2014년 화재도 원인 못 밝혀
경찰 현장감식 역시 화재로 현장 심하게 연소 돼 발화지점 못 찾아

대전경찰청, 소방 등 현장 감식받이 3월 14일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1차 현장감식을 위해 1공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 이성희 기자)

2023년 3월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관련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발화 원인을 특정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9년 전인 2014년 같은 공장 화재 원인도 '원인 미상'으로 종결된 바 있어 이번 화재도 원인을 밝히지 못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커졌다.

21일 대전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국과수로부터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난 화재의 직접 발화원 특정이 불가능하다는 감정 결과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소방과 국과수 등 관계기관과 현장 감식을 통해 CCTV 분석, 현장 관계자 진술 등을 토대로 조사를 진행했으나 화재 현장이 심하게 연소 붕괴 돼 발화지점을 찾지 못했다.

국과수 분석 과정에서도 어디서 불이 시작됐는지 등 정확한 원인 규명이 되지 않았다. 최초 목격자의 진술, 소방기기 작동 상태, 현장 상태 등을 고려했을 때 불에 탄 제2 가류공정 지하 3115 피트 주변에서 불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또한 설비 지하의 전선 스파크나 스팀배관의 축열 등이 가연성 물질과 만나 불이 났을 수 있다는 국과수 감정이 나왔으나 이마저도 추정일 뿐 확실하진 않은 상황이다.

1차 화재 발생 약 10분 뒤 발생한 2차 화재의 경우 발화 특이점이 식별되지 않아 구체적인 발화부 규명이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다.

2차 화재 경우 같은 설비 상단에 가류공정의 분진 등 집진 시설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최초 발생한 화재로 불씨 등이 집진설비를 통해 다른 설비로 떨어져 2차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 등 화재 설비는 모두 정상 작동된 것으로 보이며, 시설 관리에서도 화재와 직접 관련된 위반 사항이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과수 감식에 따라 방화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원인을 찾지 못한 채 형사 처벌 없이 사건이 종결될 수도 있다.

현재 경찰은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공장장 등 안전관리자들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 이후 화재 당시 병원으로 옮겨진 11명에 대한 상해 정도를 판단해 한국타이어 측에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하는 등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한 수사도 이어나갈 예정이다.

3월 12일 오후 10시 9분께 대전 대덕구 목상동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난 화재로 2공장이 모두 불에 타고, 3물류창고에 있던 타이어 완제품 21만 개가 전소됐다. 당시 근무하던 작업자가 연기를 흡입하고 소방대원이 발목 부상을 당하는 등 11명이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