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승 글로컬대학위원회 부위원장이 20일 교육부 세종청사에서 '2023 글로컬대학 예비지정 결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
교육부는 이날 오전 11시 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2023년 글로컬대학 예비지정' 결과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김우승 글로컬대학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번 평가는 학계, 연구계, 산업계 등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별도의 독립적인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비공개 합숙평가로 진행됐다"면서 "지역과 대학의 특성과 강점을 어떻게 연계해야 하는지, 기존 대학 운영의 틀을 깨고 벽을 허물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명확하고 차별있는 답을 제시한 대학의 혁신기획서를 높게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달 말 마감한 이번 공모에서 전국 비수도권 108개 대학으로부터 94개의 혁신기획서를 제출받아 평가를 거쳐 15개의 혁신기획서를 선정했다.
선정된 대학은 지역별로 영남 7곳(경상대, 부산대, 안동대, 울산대, 인제대, 포항공대, 한동대), 호남 3곳(순천대, 전남대, 전북대), 강원 3곳(강원대, 연세대 미래캠퍼스, 한림대), 충청 2곳(순천향대, 충북대) 이었다. 이날 예비지정된 15개 대학을 대상으로 9월까지 실행계획서를 평가해 10월 말까지 최종 10개 대학을 본 지정하게 된다.
이처럼 충청권에서 이번 예비지정에 선정된 대학은 충남의 사립대인 순천향대(단독)와 충북의 국립대인 충북대·한국교통대(공동) 단 두 곳 뿐이며, 대전지역 대학들은 단 한 곳도 선정되지 않았다. 실제 대전에선 혁신기획서를 공동제출한 국립 충남대·한밭대와 사립 목원대·배재대를 비롯해 단독으로 제출한 건양대, 대전대, 우송대, 한남대 모두 고배를 마셨다. 특히 교육부가 주문한 '담대한 혁신'에 발맞춰 대학통합을 전제로 공동 혁신기획서를 제출한 일부 대학들은 결과에 침통한 분위기다.
지역 대학가는 영남에 절반 가까운 7곳이 편중되는 등 국가균형발전 차원의 고려가 없었다며 불만을 토로하지만, 공개적 표출은 자제하고 있다. 추후 있을 공모사업에 악영향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오는 30일까지 이의신청을 받을 예정이지만, 이 같은 절차도 결국 요식행위에 불과할 것이라는 게 대학가의 중론이다. 지역대 한 관계자는 "내년과 내후년에 또다시 해당 공모사업에 도전해야 하는 을의 입장인 대학들이 제대로 이의신청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일각에선 대전이 최근 라이즈(RISE) 시범지역 공모에서 탈락한 데 이어 이번 글로컬대학 예비지정에서도 모두 탈락한 것을 두고 지역 정치권의 정치력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함께 대전의 지방거점국립대인 충남대가 탈락한 것은 예상 밖이라는 평가와 함께 전략적 실패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대학통합을 전제로 선정된 대학들을 살펴보면, 도립대 정도의 작은 규모의 대학을 흡수하는 방식이었다"면서 "충남대가 통합하기에는 한밭대 규모가 컸기 때문에 구성원들의 반대가 계속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