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봉사의 아이콘 북천 스님은 지난 6일 현충일에도 국수 약 1만 명분과 주먹밥 5000 명분,아이스크림 1만 명분, 팝콘 1만 명분, 떡볶이 5000명분에 부침개와 솜사탕 3000명분, 자원봉사자 수건 1000장까지 준비해 현충원을 찾은 참배객들 1만 여 명에게 따뜻한 점심을 제공했다. 36년 전부터 육군 제32사단 호국대원사에서 국수 나눔공양을 시작한 북천 스님은 지난 2014년부터 국립대전현충원에 식당을 지어 기부채납하고 매일 유족과 참배객들을 대상으로 국수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유성시장과 세종시 등에 무료급식 5호점까지 열어 식사제공을 이어 온 북천 스님을 유성구 북유성대로 487번길에 위치한 구암사에서 만나 지난 15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국수 공양 봉사를 해 온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하하하. 네. 그렇습니다.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신 호국영령들의 유가족과 참배객들을 위해 자원봉사자 약 400 명 정도가 대략 일주일을 준비해 현충일에 현충원 ‘나눔의집’에서 나눔봉사했습니다. 큰 것은 국가가 책임지고 국가가 할 수 없는 부분은 민간인들이 뜻을 모아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어야 하는데 그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일이 바로 '국수봉사'와 같은 것입니다.
사람들의 마음마음마다 아름다운 나눔의 꽃이 피어나길 바랍니다.
현충원 ‘나눔의 집’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나눔의 집은 2013년 4월1일 제가 현충원에 기부한 자비의 도량입니다. 숭고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현충원을 찾는 이들에게 국수 한 그릇이라도 함께 나누겠다는 불심에서 시작된 곳입니다. 나눔의 집이 현충원 봉안관 옆에 자리한 것은 즐거움을 서로 나누며 고통을 없애라는 부처님의 자비를 실천하기 위함입니다. 국가 보조금 없이 구암사 자체 비용으로 운영하고 있는 나눔의 집은 모든 이들에게 열려 있습니다. 언제든 자비 나눔을 함께 할 자원봉사의 손길을 환영합니다.
하루평균 현충원을 안식처로 삼는 희생자들은 12명, 한 달이면 300~500명, 연간 10만~15만 명이 참배하기 위해 이 곳을 찾습니다. 이들에게 국수 한 그릇을 대접하려면 자원봉사자가 매월 300명, 1년이면 3600명이 있어야 합니다. 예산도 최소한 억 단위 이상은 들어갑니다. 그 예산을 전부 기부와 자원봉사로 해결합니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군인, 경찰, 소방관 등은 사회적으로 예우를 해야 합니다.
2009년부터 6월6일 현충일마다 현충원에서 구암사 신도들로 구성된 나눔봉사단과 함께 국가유공자와 유족들을 위해 현충일 나눔행사를 해 왔는데요. 코로나로 인해 2년을 쉬다가 올해 다시 나눔행사를 시작해 국수 약 1만 명분, 주먹밥 5000 명분, 아이스크림 1만 명분, 팝콘 1만 명분,떡볶이 5000명분,부침개와 솜사탕 3000명 분, 자원봉사자 수건 1000장 등을 준비해 이날 현충원을 찾은 유가족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했지요.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해제된 상황에서 현충일을 맞게 돼 마음이 한결 가벼웠습니다. 보훈의 의미를 담아 유족과 참배객들을 위해 작은 정성이나마 위로하는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
이날은 경찰묘역 옆의 구암사 국수 봉사 건물 이외에 정문 근처 매점 앞에도 임시 거처를 마련하고 음식 봉사를 했습니다. 이날 새벽 6시부터 오후 1시까지 봉사하는 자리에는 이두식 구암사 신도회장님을 비롯해 이장우 대전시장, 이상민,조승래, 윤창현 국회의원, 정용근 대전경찰청장, 임충빈 전 육군참모총장,박희조 동구청장,서철모 서구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대전시 눈빛 사랑회, 신도 등 400여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해 뜻을 함께 해주셨습니다.
15년째 현충원에서 국수 봉사를 하면서 유가족들의 허기진 배를 따뜻하게 채워드릴 수 있어서 고맙고 감사합니다. 현충원에 묻히신 분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하실 수 있도록 돕는 일이 참으로 보람 있지요. 나라를 위해 현충원에 묻히신 분들에게 긍지와 자부심을 심어드릴 수 있도록 해야 우리나라에 위기가 닥쳐오면 목숨 걸고 나가 싸울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숭고한 뜻을 우리가 기리고 보듬고 위로해드리고 자랑스럽게 해드리는 것이 우리 산 자들의 당연한 도리가 아니겠나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을 저 스스로 해 온 점이 참으로 뿌듯하고 행복합니다. 말 없이 20년, 30년 저와 함께 봉사해오신 자원봉사자분들께 고마울 따름이지요.
1년에 1만7000여 명에 달하는 분들이 현충원에서 국수를 드시고 가십니다. 1년 동안 소요되는 예산만도 어마어마한데 모두 다 자원봉사자분들과 신도분들이 모은 기금으로 운영됩니다. 단 한 푼도 정부나 지자체 지원 없이 15년을 한결같이 국수 공양을 해온 점에 대해 뿌듯한 자부심을 느낍니다.
현충원뿐만 아니라 32사단의 신병들을 위해서도 30년 넘게 국수 공양 봉사를 해왔습니다. 홀로 외롭게 사시는 독거노인들을 위해서도 유성 장날을 제외한 날 유성장터와 복지관 등에서 매일 국수 공양 봉사를 해오다 보니 제 특기가 국수 삶기가 됐습니다(하하하). 특히 장애인들을 위한 국수 공양 부탁이 들어오면 단 한 번도 거절한 적이 없습니다. 대전시청 잔디광장에서 열린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제35회 장애인의 날 기념행사와 대전엑스포시민광장에서 열린 제37회 장애인의 날 기념행사에 참여해 장애인과 비장애인 2500여 명에게 잔치국수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나눔 봉사를 했습니다. 또 대전척수장애인협회가 주관하고 주최해온 중증장애극복 프로젝트 '오뚝이 축제' 때도 2014년 제2회 대회 때부터 2018년 제6회 대회에 이르기까지 매년 1300여 명 씩 사회적 약자인 6300여 명의 중증 장애인들에게 국수 후원과 조리와 배식 등 자원봉사활동을 펼쳐왔습니다.
봉사를 하면 제일 좋은 사람이 누군지 아세요? 바로 봉사를 하는 본인입니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그저 좋아서 하는 일이다 보니 지금까지 기쁜 마음으로 할 수 있었답니다.
▲2009년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았다가 군 복무 중 사망한 아들을 묻은 뒤 납덩이처럼 굳은 표정으로 밥 한 끼 먹지 못한 채 되돌아가는 가족들을 보면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위령제를 지내는 데 300명분을 준비했어요. 자식을 보내고 정신 줄이 나간 듯한 유가족에게 국수를 드렸는데 너무나 고마워하는 겁니다. 그 감사의 눈빛을 잊을 수 없어 봉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굳히게 됐습니다. 따스한 국수 한 그릇만이라도 대접하고 싶었지요. 이후 저희 구암사에서는 신도 회의를 거쳐 현충원에서 국수 봉사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신도들은 이 때부터 가건물을 지어 매일 교대로 현충원을 찾는 하루 평균 400여 명에게 국수를 제공했습니다. 봉사자들의 직업도 기업인, 대학교수, 의사, 변호사, 언론인 등 전문직에서부터 택시운전기사, 자영업, 가정주부 등 다양합니다. 저희는 번듯한 조리실도 지어 현충원에 기부채납했습니다.
구암사가 국수 나눔을 시작하기 전 현충일에 대전국립묘지는 잡상인 세상이었습니다. 보훈가족을 대상으로 한 폭리는 이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고 생각해 선택한 게 국수봉사였습니다.
'2015 대전시 노인사회활동 활성화대회' 행사장에서도 어르신 5000명에게 따뜻한 국수를 대접했습니다. 구암사의 '국수 보시'는 대전시 노인사회활동 활성화대회가 시작될 때부터 참여했습니다. 천안함추모걷기대회, 대전시청 장애인의 날, 지체장애인 합동결혼식 등 어르신과 장애인 등에 관련된 일이라면 구암사 국수는 어김없이 등장하죠.
조국과 민족을 위해 목숨까지 바친 호국영령들이 계셨기 때문에 국가가 존립하고 지금 우리가 행복한 삶을 이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보답하는 차원에서 보훈가족들에게 작은 정성을 준비한 것입니다.
2013년부터는 현충관 옆에 식당을 마련해 유족과 참배객들에게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연중무휴로 국수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목숨까지 바치면서 조국과 민족을 위해 희생하신 호국영령들이 계시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행복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분들의 은혜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고 후손인 보훈가족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거지요. 현충원 경찰묘역 옆의 구암사 잔치국수는 참배객들과의 '무언의 약속'이 됐습니다.
구암사 나눔봉사단은 현충원에서 주말과 휴일에는 평균 1000여 명, 현충일 또는 큰 행사 때에는 5000∼2만여 명에게 국수를 제공했습니다. 현충일 국수 봉사는 누군가가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입니다. 보시도 결국 나 자신을 위하는 일입니다. 현충원에 잠들어 있는 남편, 부모, 자식을 자랑스러워 해야 하지요. 유가족분들에게 따스한 국수 한 그릇으로 기쁨을 드리는 게 보람입니다.
국수가 맺어준 '인연'(因緣)은 바로 '자리이타'(自利利他)입니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인 만큼 내가 보람을 가장 많이 먼저 느끼고 그런 다음 국수를 먹는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면 된다는 뜻입니다. 내가 좋아서 하기 때문에 혹여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있더라도 불평불만이 있을 수 없지요. ‘보시'(布施)는 내가 좋기 위해서 하는 겁니다. 남을 위해서 보시를 하면 불만족이 있을 수 있지만 나를 위해서 하는 보시는 불만이 있을 수 없습니다.
▲세종충남대병원이 세계적인 병원으로 발전하기를 기원하고 우리 사회의 나눔 문화가 더욱 확산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 기부를 결정했지요.
구암사 신도 400여 명으로 구성된 봉사단체 나눔회는 1990년부터 인근 32사단 장병들에게 주말마다 국수 공양을 해왔습니다. 하루 평균 장병들 300∼400명이 이용합니다.
제가 군 복무 시절 느꼈던 배고픔을 회상하며 훈련병들에게 따뜻한 정을 나누고 싶어 1987년 육군 제 32보병사단 국군장병 호국대원사에서 나눔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1975년에 논산훈련소에 입소했을 때입니다. 배식은 정량을 주는데 배는 늘 고팠습니다. 고된 훈련을 하기 때문에 더 많은 밥심이 필요했던 것이지요. 제가 군대 훈련병 시절 논산훈련소에서 배가 너무나 고파 군인들을 위한 국수공양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배고파본 사람만이 배고픈 사람의 심정을 알 수 있습니다. 그 당시 군대는 사고도 많이 나고 폭력도 많이 발생해 참 힘들었습니다. 국수 공양 이후 사고도 안 나고 평화로워지고 사기가 높아지더군요.
그 기억이 훈련병들에게 국수봉사를 결심하게 만들었습니다. 혈기왕성할 때 배고픔은 고문입니다. 구암사 대웅전을 불사하던 1988년 맨 먼저 시작한 게 바로 훈련병들에게 잔치국수를 제공하는 사업이었습니다. 36년 동안 국수가 아닌 정과 마음을 나누고 있는 이곳이 나마스테 1호점입니다.경찰 묘역 옆에 건물을 짓고 준비한 기간 4년을 포함해 2009년부터 국수봉사를 현충원에서 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루에 300여 명 씩 국수를 드시러 오십니다. 1년이면 10만~15만 명이 이용하는 셈입니다.
나마스테 2호점은 2009년 유성구 장대동에 있는 시장 입구에서 장날을 제외한 매일 지역주민 1000여 명에게 맛있는 밥과 반찬을 제공하다가 코로나19로 인해 문을 닫았습니다.
나마스테 3호점에서는 2014년부터 매년 4차례 현충원에서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현충원 유가족과 참배객에게 무료로 중식을 제공해 오다가 2013년 4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매일 맛있는 국수 제공을 시작했습니다. 3호점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중단했지만 최근 봉사를 재개하고 있습니다. 2009년부터 매년 12만 명의 방문객이 10만 대의 차량을 이용해 방문하는 현충일에는 3만여 명에게 중식 외에도 튀밥, 아이스크림, 부침개, 떡볶이 등을 제공해드렸습니다.
나마스테 4호점과 5호점은 코로나19로 인해 아직 중단된 상태입니다.
▲형편이 어려워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스리랑카의 동자 스님들을 위해서도 매월 100만 원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재단법인 해운 나눔회 나마스테는 일체중생의 안락과 태평과 행복을 위해 나눔회를 운영하면서 생활 속에서 나눔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며, 많은 분들의 노력과 지원으로 꾸준히 사회에 봉사하고 부처님의 사랑을 전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일상생활 중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저를 찾아와 '고해성사'(告解聖事)하듯 상의를 하고 해법을 찾곤 하십니다.
얼마 전엔 심대평 전 충남도지사님과 이상민 국회의원님과 차담회를 가졌는데요. 반듯하게 안 큰 나무가 있는 산이 명산이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불연대연’이란 말이 있습니다. 작게 보면 잠재적 적이지만 크게 보면 큰 우군이란 뜻입니다. 작게 보면 틀렸고 크게 보면 맞습니다. 꽃이 떨어져야 열매를 맺습니다. 화무십일홍입니다. 내 생각과 탐욕에 집착하기 때문에 싸우는겁니다. 번뇌로부터 해탈한 사람을 아라한이라고 합니다. 탐욕과 집착에서 벗어난 사람을 수행자라 합니다. 저는 그런 길을 가려고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무심한 사람은 천당을 가든, 지옥을 가든 연연해 하지 않는 해탈한 사람입니다. 무심하게 되면 하늘도 땅도 어떻게 할 수 없습니다. 지옥의 고통이 무섭고, 천당이 아무리 좋다해도 무심한 사람을 어떻게 하겠습니까. 무심을 배워가는 것이 수행하는 것입니다. 부지런히 복 짓고 덕 삼고 생각을 이롭게 하며 많은 사람을 이롭게 하여 무심하게 하는 것을 추구합니다. 사랑과 자비는 종이 다릅니다. 사랑을 계속 강조하고 가면 반드시 피를 봅니다. 사랑한 만큼 미움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사랑이 제로면 미움도 제로입니다. 자비는 미움이 없습니다. 사랑이 강조된 종교는 폭력적이고, 자비가 강조된 종교는 폭력이 없습니다. 진실은 아픕니다. 껍질을 깨듯이 아픕니다. 그렇지만 껍질을 깨고 나면 다른 세상이 보입니다. 생명 앞에 좀 더 겸손해져야 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핵의 잠재적 보유국이 되어야 합니다. 이념이 아닌 국가 존립에 관한 문제입니다. 핵기술을 고도화시켜 최대한 최단시간에 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종교인들은 현실정치에 참여하면 안됩니다.
현충원에는 하루 평균 11명이 안장됩니다.
2009년 6월25일 병사 하나가 사고로 묻히게 됐는데 유가족들 얼굴이 납덩어리 같았습니다. 혼이 나가 감정도 없어보였죠. 이 분들에게 따뜻한 정이 담긴 국수를 드렸습니다.
6개월 후 양길모 충우회장이 500만 원을 들고 와 ‘스님, 저 설겆이좀 시켜주세요’ 이러는 겁니다.
자원봉사를 하면 내가 제일 좋습니다. ‘자리이타’입니다. 내가 이롭고 다른 사람도 이롭다는 뜻입니다. 내 자신, 내 행복을 위해 봉사하는 거니까 감내할 수 있었죠. 그게 34년 할 수 있는 비결이었습니다. 내가 복 짓기 위해 하는 것이 결국 많은 사람들에게 이익을 주는 겁니다. 앞으로도 나 자신을 위해 할 겁니다. 나의 행복을 위해 하는 일이지 유가족을 위해 하는 일이 아닙니다. 내가 좋고 사람들도 좋은 겁니다. 자리이타-보살행입니다. 내가 이롭고 남도 이롭고, 이게 바로 나무입니다. 낮은데로 임하소서. 종교는 사명입니다. 취미는 명상, 특기는 국수 삶기입니다. 거의 국수 삶기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죠(하하하).
▲예, 어르신들 자살 예방을 위해 매일 점심을 제공해드렸습니다. 사회로부터 소외감을 줄여주면서 불교의 사회성을 높여나가기 위해 유성에 마련된 나눔의 집에서 자원봉사자들과 노인 자살 방지를 위한 어르신 무료급식 사업을 대대적으로 실시해 왔습니다. 우리나라가 노인 자살률 1위라는데 갑작스러운 고령화 사회에 준비가 안 된 탓이지요. 자식을 위해 희생한 우리의 부모들인데 그분들을 위한 대책은 없어서 안타깝습니다. 우리 사회의 나눔문화도 더 확산해야 합니다.
높아만 가는 자살률 등 노인 문제가 심각합니다. 누군가는 무언가 해야 하는데, 저는 따뜻한 국수 한 그릇 내놓는 것입니다.
나눔의 집 전면에는 '사랑의 국수로 마음을 나눕니다'란 문구가 있지요. 나눔의 집 현판에는 2014년 2월 제가 신축해 현충원에 기부한 자비의 도량이라고 소개돼 있습니다.
현충원은 나라를 위한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곳이지만 찾는 이들에게 따뜻한 공양을 한번 하지 못해 늘 안타까워하던 중 국수 한 그릇을 함께 나누겠다는 불심에서 지은 것입니다.
구암사가 국수 공양을 시작했을 때 대전현충원은 비닐하우스를 지어 주었지만 겨울에는 동파되는 사고가 발생해 1억5000만 원을 들여 현재의 나눔의 집을 짓고 대전현충원에 기부채납했습니다. 2013년 발족된 구암사 나눔의 집은 올해로 10년째를 맞고 있고 현재 40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활동해 오고 있습니다.
대전, 충남지역 노인 자살률이 전국 1위라는 말을 듣고 부처님의 자비정신을 무료 급식이라는 공양으로 실천하면서 노년의 쓸쓸함을 이웃 사랑으로 달래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이 사업에 뛰어들었답니다.
대전 유성에서는 장대동 284번지에 구암사 나눔의 집 신도를 중심으로 45평 크기의 '어르신 무료급식' 공간을 마련하고 유성지역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점심 공양을 해왔습니다.
노인은 사회가 돌보면서 고독과 외로움에서 해방시켜 주어야 합니다. 부처님의 자비 정신으로 유성과 세종에서 점심 공양을 통해 어르신들의 고독함에 따른 자살을 줄여나가고 있습니다.
같이 밥 먹을 사람 없는 외로운 어르신이 밝은 모습으로 국수를 드시는 모습을 보면 보람이 느껴집니다.
배가 든든해야 마음이 편하고, 공짜라서 더 기분 좋은 거지요. 큰소리와 쓴소리로 국가의 미래를 걱정했습니다.
▲가난하던 시절 국수는 서민 음식이었지만 이제는 별미입니다. 군인들도 햄버거보다 국수를 더 반기지요. 육수도 천연재료로만 우려내서 다들 맛있다고 입을 모으더군요. 다시마와 표고버섯을 3시간 이상 끓여 육수를 낸 뒤 호박과 김치를 살짝 볶아 맛을 냅니다. 강한 양념 대신 건강한 자연의 맛을 내니 누구나 좋아합니다. 모든 경비는 신도회(회장 이두식)가 맡습니다. 구암사 국수가 얼마나 맛있으면 현충원에서 국수 보시 시간이 오면 꽃사슴이 찾아와 국수를 5인분 이상 먹고 간답니다. 현충일에 꽃사슴이 국수 먹는 것 보셨죠. 제가 꽃순이라고 이름 지어준 녀석인데 가끔 새끼 꽃사슴과 같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11년째 찾아오는 녀석입니다(하하하).
11년째 국수를 먹으러 오는 꽃사슴 꽃순이에게 국수를 먹여주는 북천 스님. |
▲지역사회에서 어렵고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언제든지 달려갑니다. 나눔을 실천할 수 있어 행복하고 봉사활동을 통해 삶의 보람을 느낍니다.
군부대에서 시작된 나눔회의 국수공양은 햇수를 거듭하면서 지역사회로 이어졌습니다.
대전시 장애인 한마음 대축제(1만 명분)와 세종시 상생발전 축제(2000명분), 지체장애인 합동결혼식(2000명분), 보훈사랑 걷기대회(3000명분), 천안함 추모 걷기대회(5000명분),유성구장애인건강걷기대회(800명분) 등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지요.
휴일이면 일을 멈추고 가족과 함께 쉬어야 하지만 봉사단은 1년 365일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국수 제공을 해 왔습니다.
2010년부터 현충일 등 주요 기념행사에서 매회 1만 명분, 2013년부터 대전현충원 안장식에서 매일 유가족과 참배객들에게 하루 평균 300명분, 36년간 32사단 장병들에게 매주 일요일 250명분의 국수를 제공했는데요. 이런 국수보시 공로로 국가보훈처로부터 2015 보훈문화상을 수상했지요.
따뜻한 정을 담은 국수 한 그릇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릅니다. 보훈 성지인 현충원에 가족을 둔 이들에게 국수를 대접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나서서 나눔을 실천하려는 분들이 정말 많아서 이 분들 덕분에 항상 즐겁게 봉사하고 있습니다.
나눔의 집 '나마스테' 는 제가 운영하는 무료급식소로 국립대전현충원(현충관 옆), 장대동(유성), 대평동(세종시) 부근에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연중 무료 급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가정형편 등의 이유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던 장애인 부부 10쌍이 합동결혼식을 올린다고 하여 기쁜 마음으로 잔치국수를 준비했습니다. 비록 몸은 불편하지만 사회 구성원으로서 행복한 가정을 잘 꾸려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사)대전시척수장애인협회가 주최하는 중증장애극복프로젝트인 ‘오뚝이축제’때도 매년 1300 명 분의 국수를 후원하고 조리와 배식 등 자원봉사활동을 벌이다 보니 6500여 명 분의 국수를 제공했더군요. 그래서 (사)대전시척수장애인협회에서 공로패를 받았네요. 제35회 장애인의 날 기념행사와 제37회 장애인의 날 기념행사에 참여해 장애인과 비장애인 2500여 명에게 잔치국수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 나눔봉사 실천에 긍지와 보람을 느끼는 거지요.
▲북쪽 샘이 시원하다는 뜻으로 스승님이 지어주신 법명입니다.
저는 평생 국수를 삶아온 일이 가장 큰 보람입니다. 15년 동안 국수를 삶아오면서 단 한 번도 홍보한 적이 없습니다. 군부대에서 35년 봉사하면서도 홍보를 안 했지요. 처음부터 남이 알까 두려워하며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했습니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었으니까요. 오는 인연 거절하지 말고 가는 인연 잡지 마라는 신조로 살았죠. 35년 동안 군부대에서 국수봉사하고, 지체장애인 합동결혼식때 250여 명의 하객이 모인 가운데 10쌍의 결혼식을 치러드렸습니다. 이때 자원봉사자들이 서빙은 물론 떡, 수육, 과일, 잔치국수 등을 다 준비했죠. 역대 시장이나 정치인에게 손 벌린 적 없이 우리 구암사 나눔봉사단 자체적으로 해오는 행사입니다.군부대 지원은 88년부터 했으니 35년이 됐네요. 지체장애인협회 합동결혼식때는 10쌍의 부부와 250명 하객들을 위해 국수 봉사 지원에 나섰습니다. 자원봉사자 분들이 결혼식 서빙을 비롯해 떡과 수육, 과일, 잔치국수를 참석자들에게 배식해주셨습니다. 장애인분들을 위해 봉사할 때 보람이 매우 큽니다.
▲많은 분들이 나눔 문화확산을 위해 함께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호국영령들과 유가족들을 예우해주는 문화는 국가존립에 관한 문제입니다. 유가족을 존중해주고 존경해주고 예우해주는 문화가 확산되길 기대합니다. 군인, 경찰, 소방관 중에서 순직한 분들의 유가족들을 예우해드려야 합니다. 국가를 위해 헌신하시고 희생하신 분들에 대한 나눔의 문화가 널리 확산되길 소망합니다, 이 분들을 따뜻하게 예우해드리고 후손과 가족들이 자랑스럽고 뿌듯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해야겠지요.
대담, 정리 한성일 편집위원(국장)hansung007@
-북천 스님은 누구?
▲36년간 구암사 나눔회를 통해 현충일 등 주요 행사에 매회 1만 명분 '국수보시'로 2015 보훈문화상 수상. 보훈문화상은 국가보훈대상자에 대한 예우풍토 조성과 보훈문화 확산을 통한 나라사랑 정신 함양을 위해 2000년부터 매년 시상해 오고 있는 상.
북천 스님은 대전 유성구 구암사 나눔회를 이끌며 평생동안 대전현충원 참배객들에게 국수를 제공하는 나눔을 실천해온 미담의 주인공.
연간 30만 명, 매일 1000여 명에게 무료급식을 해줘서 나눔과 봉사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북천 스님은 구수한 입담과 뛰어난 친화력과 예리한 통찰력으로 정계, 재계, 일반 신도들의 멘토로서 지혜로운 안목을 제시해주는 큰 스님으로 신망이 두텁고, 북천 스님을 믿고 따르는 이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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