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위신강(君爲臣綱), 부위자강(父爲子綱), 부위부강(夫爲婦綱)과 부자유친(父子有親), 군신유의(君臣有義), 부부유별(夫婦有別), 장유유서(長幼有序), 붕우유신(朋友有信)을 통틀어 이른다.
모두 중요하고 실천해야 하지만 오늘은 여기서 '부자유친'만을 호출한다. 토머스 에디슨은 발명왕이다. 그는 생전에 1,000개가 넘는 발명 특허를 취득했고 인류의 삶을 바꾼 발명품들도 수두룩하다.
그래서 지금도 세인들의 칭송을 받고 있다. 하지만 그의 가정사는 그렇지 못했다. 그는 발명과 사업에 몰두한 나머지 가정에 소홀한 아버지이자 배우자였다. 그는 가족들과 소통이 없었고 심지어 첫 번째 부인이 세상을 떠났을 당시엔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에디슨은 3명의 아들이 있었는데 그 아들에게도 에디슨은 없는 사람이나 마찬가지였다. 에디슨의 첫째 아들은 아버지의 이름을 팔아 사기를 쳤고, 둘째 아들은 사업에 거듭 실패하며 에디슨에게 경제적으로 의지해 사는 처지가 됐다.
셋째 아들은 훗날 정치인으로 성공했지만, 아버지와 함께 한 시간이 거의 없었다고 회고할 정도로 에디슨과 자식들의 관계는 소원하기만 했다. 유명인의 자식 실패담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미국의 두 번째 대통령 존 애덤스는 하버드 대학을 나오고 변호사로도 이름을 날렸다. 그렇지만 그의 세 아들 중 둘째와 셋째는 엄격한 아버지의 높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다 둘 다 알코올 중독자가 됐다.
심지어 둘째 찰스는 방탕한 생활 끝에 빚까지 지고 아버지가 대통령으로 재직 중인 1800년 서른 살에 간경화로 요절했다. 셋째 토머스도 평생 알코올 중독과 빚에 시달리다 죽었다.
'자식과 골프는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여기서도 이런 사례를 발견할 수 있다. '자녀 특혜 채용' 의혹을 받아온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장관급)과 사무차장(차관급)이 사퇴했다.
선관위 1·2인자의 동시 사퇴는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그럼 이들은 왜 이러한 불명예를 안았는가?
보도에 따르면 모 사무총장의 딸은 광주 남구청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선관위에 채용됐고, 모 사무차장의 딸도 충남 보령시 공무원으로 일하다 2018년 선관위에 채용됐다고 한다.
선관위 측은 처음에 "어떤 특혜도 없었다"고 했지만, 자체 조사를 시작한 지 11일 만에 두 사람은 사퇴했다고 하니 이는 시쳇말로 '안 봐도 비디오'다. 이러한 소위 '아빠 찬스'는 이 땅의 젊은이들로 하여금 분노를 넘어 "이생망"이라는 유행어까지 회자되며 좌절의 늪으로 밀어 넣는 단초까지 될 수 있다.
지난 2월 경찰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된 정 모 변호사는 아들의 학교폭력 논란이 불거지자 불과 임명 하루 만에 사퇴했다. 당시 세인들은 그를 일컬어 "조국(사태)보다 더 나쁘다"며 성토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보다 자녀가 잘되길 원한다. 그러자면 조건이 있다. 본인부터 깨끗하고 볼 일이다. 공직자라고 한다면 투명한 수준까지 보여준다면 금상첨화다.
부자유친(父子有親)은 부모는 자식에게 인자하고 자녀는 부모에게 존경과 섬김을 다하라는 말이다. 부모와 자녀 사이의 친함의 관계는 구체적으로 '부모는 자녀를 사랑하고 자녀는 부모에게 효도를 다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와 반대인 부자무친(父子無親)은 유명인의 자식 실패를 만드는 다릿목이 아닐까. 결론적으로 이른바 '아빠 찬스'의 후과(後果)가 바로 '부자무친'이다.
홍경석/ 작가, <두 번은 아파 봐야 인생이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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