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회가 교육청 길들이기에 나서고 있다며 비판을 받고 있다./사진=김성욱 기자 |
4월 26일 부산시의회 교육위원회가 최근 전국 시도 교육청에서 벤치마킹이 쇄도하며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아침 체육활동 '아침 체인지(體仁智)' 사업 지원예산 중 부대사업비 23억8000만여 원을 전액 삭감했다.
아침 체인지(體仁智)는 학교 규모와 여건을 고려해 오전 8시부터 8시 50분까지 최소 20분 이상의 활동을 하게 된다. 원하는 요일에 걷기, 줄넘기, 전통놀이 등의 개인종목과 축구, 농구, 배드민턴 등의 단체종목 활동을 하게 되며, 학생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학교스포츠클럽 활동과도 연계해 진행된다.
현재까지 337개교가 신청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저체력·비만·과체중 학생 비율이 급격히 증가한 데 대한 해결책으로써 '아침 체인지'에 대한 학교 현장의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런데 정태숙(남구, 국민의 힘) 부산시의원이 26일 부산시의회 상임위 교육위원회 추경예산안 예비심사에서 질의 과정중 "20분 해서 무엇을 하나? 이걸 위해 이 정도 예산을 들여야 하나? 모여서 국민체조나 율동해도 모자란 시간이다"고 발언해 비판이 일고 있다.
이에 정태숙 시의원의 발언에 시교육청 교육국장은 "이번 사업에 학생들을 위해 운동환경 조성은 필수다. 그리고 이건 학생들의 안전과도 직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조수희 부산 학부모 연합회 회장은 "최소 20분을 마치 20분만하는 사업이라고 생각하는 시의원의 발언을 보며 학부모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우리 아이들을 위해 교육위원회에 계신 시의원이라면 조금 더 공부를 하시고 의정에 임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아직 최종 관문인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가 남아 있어 조정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
또, 같은 상임위 박중묵(동래구, 국민의 힘) 시의원은 "예산심의라든가 돈이 들어가는 부분은 확정적으로 보도자료를 내시면 안된다"고 발언해 논란이 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뿐 아니라 부산시나 각 기초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은 본 예산이든 추경이든 시의회의 예산심의가 끝나기 전인 편성 과정에서 각자가 추진하는 사업과 관련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있다.
예산편성 과정에서 해당 사업에 대한 언론의 반응을 볼 수 있으며, 언론을 통해 보도된 내용을 통해 교육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 등의 반응도 알 수 있다. 또한 시민단체의 의견도 들을 수 있으며, 반응이 좋으면 사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겠지만 부정적일 경우 사업이 폐지되거나 내용이 바뀔 수 있다.
부산시의회도 특정 사업이나 정책에 대한 시민 여론을 들어야 하고 그것이 시의회의 예산심의 과정에 반영 돼야 한다.
부산 학부모 관계자는 "박중묵 시의원은 부산시민을 대신해 그 자리에 있는 것을 명심했으면 좋겠다"며 "교육위원회 위원은 월권 행위를 하라고 있는 자리가 아니다.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 그리고 학부모들을 위해 견제와 협력에 집중해 주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김성욱 기자 attainuk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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