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일만에 한타 화재원인 조사…침체·보상문제 속타는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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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일만에 한타 화재원인 조사…침체·보상문제 속타는 주민들

  • 승인 2023-04-26 17:23
  • 수정 2023-04-26 17:24
  • 신문게재 2023-04-27 6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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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대전경찰청이 화재현장 감식을 마친 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화재피해를 입은 공장 시설이 그사이 녹슬었다. 사진=임병안 기자
대형화재가 발생한 지 46일 만에 다시 찾은 대덕구 신탄진과 목상동 일대는 일상을 되찾은 것처럼 보였지만, 주민들은 근로자들이 돌아와 경제활동을 재개할 수 있을지, 피해보상은 제대로 이뤄질 것인지 불안감을 토로했다. 뜨거운 불길에 녹아내리던 공장 철골구조물은 그사이 빨갛게 녹슬어 복구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26일 대전경찰청 과학수사대를 뒤쫓아 방문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은 타이어 운반용으로 보이는 트럭이 출입구를 오가며 활기를 띤 모습이었다. 3월 12일 발생한 화재로 전소된 제2공장은 출입이 완전히 폐쇄됐고, 화재피해를 모면한 1공장에서 일부 시험가동 중으로 타이어 제작이 이뤄지고 있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대전소방본부, 대전고용노동청 수사관 등 30여 명은 출입통제용 폴리스라인을 걷고 화재 현장으로 진입해 2시간가량 머물며 감식을 벌였다. 3월 14일 1차 현장감식이 이뤄졌으나, 화재 때 공장 내부 구조물이 붕괴되어 안으로 진입할 수 없고 안전문제도 제기돼 제대로 된 감식은 이뤄지지 못했다. 50일 가까이 흐르는 동안 무너진 구조물을 치워 진입로를 냈으나,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지점은 그대로 보존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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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수 대전경찰청 과학수사대장이 26일 한타 대전공장 화재현장 감식을 마치고 현장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합동감식반은 2공장 가류공정 2100번과 3100번 라인 두 곳의 구조를 살피고, 컨베이어벨트와 그 아래 지하 피트 공간을 집중적으로 감식했다. 대형화재였던 터라 제대로 남아 있는 게 없으나 지하 피트에 떨어진 침전물과 잔해물을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성분을 분석을 통해 화재 당시 상태를 파악할 계획이다. 또 화재 발생 당시 최초 목격한 직원의 진술과 공장 내 폐쇄회로(CCTV), 그리고 앞으로 2~3차례 더 진행될 감식을 통해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다.

김항수 대전경찰청 과학수사대장은 오전 감식을 마친 뒤 "모든 기계류가 불에 소실된 상태이고 공장건물도 붕괴되 감식에 어려운 환경"이라며 "제조된 타이어가 운반되는 컨베이어벨트 밑 피트에 쌓인 잔해물을 수거해 조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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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담장에 주민들이 설치한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이날 경찰의 현장감식과 별개로 공장 밖에는 '소방불감증 누가 책임질 것인가', '신탄진 이미지 개선대책 마련하라' 등의 현수막이 화재 후 해소되지 않은 갈등을 보여주고 있었다. 회사 측은 물차를 동원해 골목에 분진을 닦아내고 학교 운동장의 놀이기구를 씻고, 놀이터 모래를 교체했다. 또 헬프데스크를 통해 주민들의 피해와 영업손실 등을 접수해 최근까지 1200여 건의 피해신고를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당을 운영하는 전영진 목상동상가번영회 고문은 "1공장에서만 일부 가동되면서 근로자들도 상당수가 여전히 출근을 못하고 있어 상인들도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며 "이제야 화재 원인 조사를 시작했으니 언제 복구될지 가늠할 수 없어 더 답답하다"라고 토로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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