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문제는 전세사기 피해가 어디까지 확산될 지 가늠할 수 없다는 데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3월까지 전셋값이 매매가의 80%를 넘는 '깡통 전세' 우려 지역은 전국적으로 25곳을 넘어섰다. 대전 대덕구의 연립·다세대 주택 전세가율은 매매가를 훌쩍 넘는 131.8%에 달한다. 올해는 전셋값 폭등으로 갭투자가 성행했던 2021년에 체결했던 전세계약 2년 만기가 돌아오는 시점으로, 전세사기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1인 가구 비율이 전국 최고 수준인 대전은 전세사기에 가장 취약한 지역 중 한 곳이다. 대전시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저리 대출과 긴급 주거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피해확인서를 발급하는 등 나름대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피해자들이 지낼 수 있도록 시세보다 저렴한 공공임대주택 59곳을 확보했고, 기초생활수급자 등 조건에 따라 25개월간 무이자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시는 사각지대가 없는지 잘 살펴야 한다.
전세사기 대책의 핵심은 길바닥으로 나앉을 상황에 처한 피해자들에 대한 실효적인 지원이다. 정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전세사기 피해 주택을 사들이는 공공매입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여야는 피해자가 거주하는 주택이 경매되는 경우 임차인에게 우선매수권을 부여하는 등의 방안을 27일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전세사기 피해 확산을 막는 최선은 대책의 적시성에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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