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특구의 전신인 대덕연구단지는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대학·민간연구소 등을 집적화하고 국가연구개발사업에 적극 투자해 만들어졌다. 2005년 이후부터는 대덕연구개발특구로 확대·개편되며 산·학·연·관 협력을 기반으로 공공 연구성과를 사업화하고 과학기술 혁신 생태계를 구축해 혁신 클러스터로 발돋움하고 있다. 지난 반세기 빛나는 역사를 남긴 대덕특구의 50년을 살펴보고 앞으로 미래 100년을 위한 과제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리했다.
1984년 대덕연구단지 전경.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제공 |
1973년 12월 '대덕연구학원 도시건설 기본계획' |
1976년 9월 23일 한국표준연구소(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기공식 |
1979년 2월 22일 박정희 대통령이 대덕연구단지를 시찰하고 있는 모습.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제공 |
1981년 2월 한국에너지연구소(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대덕분소 현판식 모습. |
KAIST 인공위성센터는 1992년 우리나라 최초의 위성 '우리별 1호' 개발에 성공하면서 우리나라를 세계 25번째 인공위성 보유국 대열에 올려놓았다. 허허벌판에서 시작된 대덕연구단지가 빠른 속도로 성장해 CDMA 세계 최초 상용화를 통한 디지털 이동통신 시대와 위성 발사를 통한 우주 시대를 열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과학기술 성과를 배출해내는 수준까지 다다르게 됐다.
1994년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열린 제40회 전국과학전람회. |
1992년 11월 27일 노태우 대통령 대덕연구단지 준공식에 참석했다. |
1989년 10월 11일 한국항공우주연구소(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현판식 모습 |
2002년엔 국가우주개발계획에 따라 한국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를 개발에 착수했다. 1·2차 발사 실패를 거듭하다 3차 발사에서 성공하는 집념을 보이며 발사체 역사의 첫 장을 썼다. 러시아와 공동연구를 통해 선개발국의 운영 체계와 경험을 체득한 국내 연구진은 2022년 마침내 독자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를 성공시킨다. 2023년 5월 24일 누리호 3차 발사를 앞두고 또 한 번 많은 국민의 응원과 관심을 받고 있다. 달을 향한 인류의 호기심을 풀기 위한 여정도 시작됐다. 대한민국 첫 달 탐사선 '다누리'는 2022년 8월 미국에서 발사돼 현재 달 관측이라는 주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은 2007년 초전도 기술을 적용한 토카막형 핵융합 연구장치 KSTAR를 독자 설계·제작했으며 한국원자력연구원은 2012년 중소형 원자로 SMART를 개발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2019년 환경호르몬이 나오지 않는 200도 고온을 견뎌내는 슈퍼 바이오 플라스틱을 개발했다. 2020년 코로나19의 습격 속에서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질병관리본부 공동연구팀과 함께 세계 최초 고해상도 코로나19 유전자 지도를 만들었으며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세계 4번째로 코로나19 감염 영장류 동물모델을 개발했다.
2003년 12월 3일 대덕연구단지 30주년 기념식에서 노무현 대통령. |
2012년 7월 27일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출범식 |
현재 대덕특구는 2021년 12월 기준 총 연구개발비 7조 7억 원, 박사급 인력 1만 7147명, 국내특허 8만 건, 국제특허 3만 4000건 등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 사업화 측면에서는 공공기술 이전 1655건, 공공기술이전료 수입 1133억 원, 입주기관 2461개, 코스닥 등록기업 56개, 기업 매출액 21조 4182억 원 등 운영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대덕특구의 모델을 바탕으로 현재 광주·대구·부산·전북까지 총 5개 광역특구가 운영되고 있다. 2019년부터 소규모·고밀도 사업화 모델인 강소특구 모델을 도입해 현재까지 14개 강소특구가 지정·운영 중이다.
대덕특구 모델은 세계로도 뻗어나가고 있다. 특구재단은 개발도상국 공무원과 과학단지 관계자를 대상으로 대덕특구의 개발·조성·운영과 관련된 지식을 전수하는 K-STP(Korea's Science&Technology Park)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2008년부터 총 73개 국가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 특구 모델을 이해하고 각 나라 사정에 맞는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08년 3월 20일 이명박 대통령이 한국원자력연구원을 방문했다. |
또 다른 과제로는 대덕특구가 국가 연구개발(R&D) 중심지를 넘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고 국가 미래 신산업을 창출하는 거점으로의 성장이 있다. 연구실에서 나온 연구성과가 산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국가 경쟁력 견인에 앞장서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젊은 과학자들과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창업을 희망하는 젊은 창업가들이 대덕특구에 모여 연구하고 창업하기 좋은 공간으로의 재창조 역시 중요한 핵심 과제다.
강병삼 특구재단 이사장은 "앞으로 특구재단은 통계, 기술자료, 지원정책 등을 정교하게 구축해 대덕특구의 인력과 기술, 자금이 유기체처럼 원활히 작동할 수 있는 혁신 생태계를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며 "50주년을 맞아 새롭게 탈바꿈할 연구개발특구에 많은 관심과 기대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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