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비틀 몸도 못 가눠"… 대전 스쿨존 만취 운전자 위험운전치사상 혐의 추가

대전 서구 둔산동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음주운전으로 초등생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60대 남성 A씨가 지난 10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둔산경찰서를 나와 호송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주말 대낮 음주 상태로 차를 몰다 스쿨존에서 배승아(9)양을 치어 사망케 한 전직 공무원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상 혐의가 추가됐다.

13일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민식이법인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 법률 위반(어린이보호구역 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된 운전자 A(66)에게 위험운전치사상 혐의를 추가 적용해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위험운전치사상은 음주나 약물 등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자동차 등을 운전해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히거나 사망하게 했을 때 성립되는 죄다.

경찰은 사고 당시 폐쇄회로 (CC)TV 영상 분석과, 목격자 조사를 통해 A씨가 음주로 인해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았다고 판단했다.

영상 확인 결과 A씨는 지난 8일 오후 2시께 지인들과 태평동 한 식당에서 술을 마신 뒤 나오는 과정에서 비틀거리는 등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던 모습이 포착됐다. A씨가 사고 직전 좌회전할 당시 시속은 36km 이상, 인도로 돌진할 때는 속도 42km로 제한속도 30km를 초과한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영상 분석을 통해 A씨가 운전대를 잡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닌 것을 확인했다"라며 "제한속도를 어긴 것 역시 위험 운전을 했다는 정황으로 봤다"고 밝혔다.

경찰은 당시 함께 술을 마셨던 지인 8명에 대한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지인들은 A씨에게 음주운전을 만류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지인들이 운전을 못 하게 할 것 같으니 도중에 먼저 자리를 떠 운전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구속 만기가 얼마 남지 않아 늦어도 오는 17일 전에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