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 음주운전 초등생 사망 운전자 구속… "안 치려 노력했다" 뒤늦은 해명

대전지법 10일 오후 5시께 운전자 A(65)씨 구속영장 발부
법원 이송 전 "유족에게 죄송하다. 브레이크 밟았다" 답해

대전 서구 둔산동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음주운전으로 초등생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60대 남성 A씨가 10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둔산경찰서를 나와 호송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대낮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초등학생을 숨지게 한 전직 공무원 운전자 A(65)씨가 구속됐다.

10일 오후 5시께 대전지법 윤지숙 영장전담판사는 특정 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어린이보호구역 치사상) 등 혐의를 받는 A씨에 대해 도주 우려 등의 이유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법원으로 이송되기 전 유족에게 뒤늦은 사과를 했다. 그는 검은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고개를 들지 못했다.

이송 차량에 탑승하기 전 '브레이크를 밟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는 "네"라고 짧게 답했다. 이어 '가속을 한 것처럼 보인다'는 질문에는 "아니다. 아이들을 안 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A씨는 지난 8일 오후 2시 20분께 지인들과 술을 마시고 승용차를 몰다 대전 서구 둔산동 탄방중학교 어린이보호구역 내에서 좌회전하다 인도로 돌진해 초등생 4명을 차로 덮쳐 초등생 배승아(9)양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23%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앞서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사고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면서 "아이들이 사망하고 크게 다쳐 죄송하다. 죽을죄를 지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발생한 구간은 스쿨존으로 해당 구역에서 운전자 부주의로 어린이가 숨질 시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게 된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