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승아야 잘 가" 음주운전 참사 초등생 애도 물결… 모금 운동까지

  • 사회/교육
  • 사건/사고

"예쁜 승아야 잘 가" 음주운전 참사 초등생 애도 물결… 모금 운동까지

사고 난 지점 국화꽃과 편지 등 추모 흔적 가득해
지역 맘카페 모금 운동… 빈소 찾아가 추모하기도

  • 승인 2023-04-10 17:47
  • 신문게재 2023-04-11 1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KakaoTalk_20230410_154617202_01
지난 8일 오후 2시 20분께 대전 서구 둔산동 스쿨존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로 초등생 배승아(9)양이 사망한 가운데, 승아의 죽음에 애도하기 위해 많은 시민들이 사건 현장을 찾았다. 10일 현장에는 승아의 소식에 안타까움을 느낀 시민들의 작은 손편지가 놓여 있다. (사진=김지윤 기자)
"웃는 얼굴이 참 예쁘더라고요. 천사 같던 아이 마지막 가는 길 배웅해주러 왔어요."

친구들과 장난감을 사 오던 도중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된 배승아(9) 양의 죽음에 지역 사회의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10일 오전 11시께 대전 서구 탄방중학교 인근 어린이보호구역. 따사롭게 내리쬐는 햇볕과 달리 현장을 찾은 시민들의 얼굴엔 먹먹한 슬픔이 가득했다.

지난 8일 오후 2시 20분께 승아는 친구들과 생활용품점에 들러 장난감을 사 들고 즐거운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가던 도중 인도를 덮친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다. 함께 있던 초등생 3명도 다쳐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비보를 접한 시민들은 9일 사고현장을 속속 방문하기 시작했고, 이곳엔 작은 추모공간이 마련됐다. 시민들이 두고 간 국화와 꽃, 평소 장난감을 좋아하던 승아를 위해 작은 인형도 함께 놓여 있었다. 추모객들이 두고 간 작은 손편지들도 보였다.

경찰관이 꿈이라던 한 아이는 삐뚤빼뚤한 글씨로 '음주운전을 한 사람을 15년 뒤에 꼭 처벌해줄게'라고 적힌 편지를 놓으며 보는 이의 마음을 더 아프게 했다. 어른들도 이곳에 찾아 '언니들이 꼭! 음주운전 없는 세상 만들게!', 동네 어딘가에서 마주쳤을지도 모를 승아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라는 등 슬픔이 담긴 편지를 놓고 갔다.

꽃을 놓고 잠시나마 묵념하는 시민들, 눈시울이 붉어진 채로 허망하게 한참을 서 있던 시민들 등 승아의 죽음을 추모하기 위한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KakaoTalk_20230410_154617202
길을 지나던 시민은 잠시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승아의 죽음에 함께 슬퍼하며 기도를 하고 있다. (사진=김지윤 기자)
이곳을 찾은 박예선(37·대전 서구)씨는 "춤도 잘 추고 웃는 모습이 내 조카와 닮아 마음이 너무 아팠다"라며 "한편으론 화가 치밀어 오른다. 나조차도 운전자를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데 부모님의 심정은 어떨지 속상하다"고 한숨을 내뱉었다.

KakaoTalk_20230410_171824580
대전 지역 맘카페에서도 승아의 빈소에 조화를 보내기 위한 모금 운동이 진행됐다. (사진=대전 맘카페 오픈채팅방 캡쳐)
승아의 마지막 배웅을 위한 온정의 손길도 잇따랐다. 지역 맘 카페 회원들은 자발적으로 모금 운동을 벌여 승아의 빈소에 조화를 보내고 있는 것.

승아의 빈소에도 많은 시민이 찾아 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맘 카페 회원은 "근조화환도 없이 국화꽃 3송이와 아이의 사진만 있다는 소식에 많은 학부모와 주민들이 빈소를 찾아갔다"라며 "마지막 가는 길 꽃길만 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다들 한 푼 두 푼 모아 조화를 구매해 빈소에 보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8일 오후 2시 20분께 대전 서구 둔산동 탄방중 인근 교차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60대 운전자 A(65)씨가 만취 상태로 운전하던 도중 도로 경계석을 넘어 인도로 돌진, 지나가던 초등생 4명을 덮쳤다. 이 사고로 배승아(9)양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다음날 새벽 1시께 결국 숨졌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23%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남대, 공주대와 통합 관련 내부소통… 학생들은 반대 목소리
  2. 갑작스런 비상계엄령에 대전도 후폭풍… 8년 만에 촛불 들었다
  3. [사설] 교육공무직·철도노조 파업 자제해야
  4. 계엄 선포에 과학기술계도 분노 "헌정질서 훼손, 당장 하야하라"
  5. 충남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추진 속도 높인다
  1. 철도노조 파업 예고에 따른 열차 운행조정 안내
  2. [사설] 어이없는 계엄령, 후유증 최소화해야
  3. 대전·충남 법조계, "비상계엄 위헌적·내란죄 중대 범죄" 성명
  4. 전교조 대전지부 "계엄 선포한 윤석열 정부야말로 반국가 세력"
  5. 윤 대통령 계엄 선포 후폭풍

헤드라인 뉴스


韓 “계엄 옹호 않지만, 탄핵안 통과 안돼… 탈당은 재차 요구”

韓 “계엄 옹호 않지만, 탄핵안 통과 안돼… 탈당은 재차 요구”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5일 “국민과 지지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통과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위헌적인 계엄을 옹호하려는 건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윤 대통령의 탈당을 재차 요구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이미 어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고 국민께서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국민의 삶은 나아져야 하고 범죄 혐의를 피하기 위해 정권을 잡으려는 세력은 또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 대표로서 이번 탄핵은 준비 없는 혼란으로 인한 국민과 지지..

대전시, 연말에도 기업유치는 계속된다… 7개 사와 1195억원 업무협약
대전시, 연말에도 기업유치는 계속된다… 7개 사와 1195억원 업무협약

대전시는 4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국내 유망기업 7개 사와 1195억 원 규모 투자와 360여 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이장우 대전시장과 정태희 대전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아이스펙 한순갑 대표 ▲㈜이즈파크 정재운 부사장 ▲코츠테크놀로지㈜ 임시정 이사 ▲태경전자㈜ 안혜리 대표 ▲㈜테라시스 최치영 대표 ▲㈜한밭중공업 최성일 사장 ▲㈜한빛레이저 김정묵 대표가 참석했다. 협약서에는 기업의 이전 및 신설 투자와 함께, 기업의 원활한 투자 진행을 위한 대전시의 행정적·재정적 지원과 신규고용 창출 및 지역..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야 6당이 4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빠르면 6일부터 표결에 들어갈 수도 있으며 본회의 의결 시 윤석열 대통령은 즉시 직무가 정지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은 이날 오후 2시 43분쯤 국회 의안과를 방문해 탄핵소추안을 제출했다. 탄핵소추안 발의에는 국민의힘 의원을 제외한 6당 의원 190명 전원과 무소속 김종민 의원(세종갑)이 참여했다. 탄핵안에는 윤 대통령이 12월 3일 22시 28분 선포한 비상계엄이 계엄에 필요한 어떤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헌..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철도노조 파업 예고에 따른 열차 운행조정 안내 철도노조 파업 예고에 따른 열차 운행조정 안내

  •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야 6당,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빠르면 6일 표결

  • 계엄령 선포부터 해제까지… 충격 속 긴박했던 6시간 계엄령 선포부터 해제까지… 충격 속 긴박했던 6시간

  •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충청현안 초비상 '계엄 블랙홀'로 정국 소용돌이…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충청현안 초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