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하루 앞둔 14일 대전 유성구 한밭대 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선관위 직원과 운영요원, 참관인들이 분류기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이성희 기자] |
물론 총선까지 아직 1년이나 남았고 그전까지 다양한 정치적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선거 흐름이 뒤집히는 게 선거판이다. 특히 총선의 경우 시시각각 터지는 중앙 이슈가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커 정치권이 구상한 시나리오대로 흘러가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럼에도 제3지대는 중앙뿐만 아니라 지역에서도 관심을 가지는 변수 중 하나다.
현재 국회 권력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양당이 쥐고 있다. 정의당과 진보당이 원내 의석을 갖고 있지만, 비교섭단체다 보니 국회 운영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끼치지 못하는 구조다. 때문에 거대양당의 강 대 강 대치는 하루가 멀다 하고 이어지고 있다. 자연히 거대양당 체제에 실망을 느끼면서 무당층 비율은 높아지는 추세다. 여기에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내부 갈등을 겪으면서 당이 쪼개질 가능성 또한 제기되고 있다.
충청권은 표심이 유동적이고 무당층이 높다는 특징 때문에 제3지대 발현 여부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3당 체제로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충청권은 지역구는 국민의힘(당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을 선택했다. 하지만 비례대표 정당은 안철수 전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에 지지를 보냈다. 국민의당은 대전 27.1%, 세종 26.5% 등 충청권에서 얻은 높은 정당 득표율을 바탕으로 원내 3당에 올랐다. 이후 국민의당은 사라지고 거대양당 체제가 자리를 잡았지만, 동시에 충청 기반 정당이 아닌 데 대한 실망 또한 쌓인 상태다.
그러나 충청에서 제3지대 성공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이 많다. 3지대 돌풍을 이끌려면 상징적인 인물이 필요한데, 지역에서 그 기수를 자처할 정치인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3지대가 출현하더라도 충청 기반이 아닐 경우 지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양당의 공천과정에서 탈락한 인사들을 중심으로 3지대가 생길 수도 있지만, 명분 없는 수동적인 3지대 결성이 지역민들에게 호소력을 갖긴 어렵다.
새 인물 등장 여부도 변수다. 당장 대통령실 충청 출신 참모진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은 충남 홍성·예산, 서승우 자치행정비서관은 청주 청원 출마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다. 현 정부 인사들 외에도 검사 출신 인사들의 충청행을 점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물론 기존 당내 인사들과 지역민들이 이들을 반겨줄지는 미지수다.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과 현 정부 지지율 상황에 따라 여권 인사들의 출마 여부는 유동적일 가능성이 크다. 지방권력을 차지한 국민의힘 시·도지사들의 측근들이 출마할 가능성도 있다. 안정적인 시·도정 뒷받침을 위해 중앙 권력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야권은 역시 더불어민주당 전직 광역단체장들에게 시선이 쏠린다. 허태정 전 대전시장은 공식적인 출마 여부를 밝히진 않았지만, 올 초부터 당내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며 활동폭을 넓히고 있다. 양승조 전 충남지사도 출마설의 중심에 서 있는데, 말을 아끼며 중앙당 참좋은지방정부위원장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춘희 전 세종시장도 본인 의사와는 무관하게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권선택 전 대전시장의 이름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전직 단체장이 갖는 인지도와 상징성 등을 고려할 때 이들의 출마 여부가 민주당 내부는 물론 전체 선거판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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