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충남 홍성군과 금산군-대전시에서 대형산불이 발생해 피해 규모가 컸는데, 축구장 면적의 3200배에 달하는 산림이 불에 탔다.
5일 취재결과, 4월 2일부터 4일까지 전국에서 모두 53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그중 충청권은 홍성, 금산-대전, 보령, 당진, 옥천 등 19건의 산불이 났는데, 산불 대응 최고 단계인 '산불 3단계'가 발령되기도 했다. 초속 15m 이상의 강한 돌풍으로 홍성 산불은 올해 들어 최대 규모 산불로 기록됐고 53시간 만에 진화됐다. 금산-대전 산불 역시 52시간 만에 완전히 꺼졌다.
최장시간 산불로 홍성의 산불 피해 규모는 1454㏊로 추정하고 있고, 주택 등 건물 71동이 피해를 입었다. 금산-대전도 피해 규모는 약 752㏊이며, 민가 1채와 암자 1채가 불에 타 약 900명이 대피하기도 했었다. 보령 역시 21시간 만에 꺼졌으며, 약 70㏊가 불에 탔고, 당진은 68㏊, 옥천도 약 25㏊가 산불 영향을 받았다.
홍성 산불 피해 사진. 사진=이성희 기자 |
'임도'(임산도로) 부족도 주 요인이다. 야간에는 산불진화용 헬기를 띄울 수 없어 지상 진압에 주력해야 하지만 임도가 없는 곳은 진압 차량과 인력이 접근하기 어려워 진압이 지체될 수밖에 없다. 산불이 발생한 금산-대전 지역 경우도 이틀간 야간진압에 돌입했으나, 길이 좁고 임도가 없는 곳은 진압작업이 어려웠다.
이장우 대전시장이 4월 4일 현장 브리핑에서 "임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꼈다"고 했고 남성현 산림청장 역시 임도 설치가 어려운 사유림에도 원활히 개설될 수 있도록 30일 공고 후 산주(山主)의 이의제기가 없을 시 임도를 개설하는 방안을 추진해보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올해 충청권에서 발생한 산불은 지난해 2배에 이른다. 올해 1분기 충청권 산불 발생 건수는 74건인데, 2022년 동기 44건, 2021년 동기 10건이었다. 전국적으로도 올해 1분기 372건이 발생한 반면 2022년 동기 313건, 2021년 동기 170건으로 발생 건수가 급증했다.
기후변화로 매년 산불이 증가 있는 만큼 산림청뿐만 아니라 지자체 등 유관기관이 발생·확산 방지 대책을 세우는 등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할 시점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그동안 대형산불이 지역에서 많이 발생하지 않아 진화하는 과정에서 체계가 어수선했던 점도 있었다"며 "이번을 계기로 산불 종합 대책을 마련해 임도나 장비 등을 확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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