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과 충남 홍성에서 발생한 산불로 민가와 시설물을 비롯해 산림 등이 큰 피해를 입은 모습. 이성희 기자 token77@ |
산림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국에 설치된 임도는 총 2만 4929㎞, 임도 밀도는 3.97m/㏊다. 임도는 산림 경영을 위해 설치한 도로로 간선임도, 지선임도, 산불 진화임도, 소형 임도로 나눈다.
충청권에는 총 길이 3954.5㎞의 임도가 설치돼 있다. 시·도별 임도 밀도는 대전 5.61m/㏊, 세종 5.96 m/㏊, 충남 4.42 m/㏊, 충북 3.54 m/㏊다. 충청권에 설치된 임도 밀도 현황은 임업 선진국의 10%도 되지 않는다. 독일의 경우 54m/㏊, 오스트리아 50.5m/㏊, 일본은 23.5m/㏊로 충청권보다 배 이상 높다.
특히나 충청권의 산불 진화 임도는 턱없이 부족하다. 3.5m~5m 폭의 산불 진화용 임도는 2020년부터 설치돼 현재 전국에 332.3㎞가 설치됐지만, 충청권 산불 진화 임도는 8.5㎞에 불과하다. 설치된 지역도 충남 공주, 보은 일대 4곳뿐이다.
저조한 임도 설치 현황은 이번 산불 대응 과정에서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2일 낮 12시 19분께 발생한 대전 서구 산직동 산불은 전날 오후 8시 30분을 기해 대응 3단계로 격상하고 인력 1821명을 투입하는 등 총력 진화에 나섰지만, 불은 3일 오후 5시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건조한 날씨와 강풍 탓이 크지만, 임도가 부족하다 보니 신속한 진압이 불가능했다는 지적이 많다. 진화 인력과 차량, 장비 등이 임도로 신속히 투입하지 못하면서 시간이 지체될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실제 해당 지역은 하단부 일부에만 임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야간에는 산불 진화 헬기 투입이 어려워 지상 진화에 의존할 수밖에 없지만, 임도가 설치돼 있지 않다면 인력과 장비 투입에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다.
다른 지역에서도 2022년 5월 밀양에서 발생한 산불 역시 산불 확산 지역에 임도가 없어 초기 진화실패로 661㏊가 손실됐고 올해 3월 하동에서 발생한 산불 역시 지상 작업으로 전환했지만, 임도가 없고 산세가 험해 야간 진화율이 63%에 그치기도 했다.
임도는 진입로 역할을 넘어 방화선 역할도 한다. 임도에는 나무가 없고 마른풀이나 낙엽 같은 불쏘시개도 적어 산불 확산 저지선으로 활용할 수 있다.
현재 국유림 임도의 경우 산림청에서 설치하며 공·사유림의 경우 지자체에서 임도를 개설해야 한다. 산림청은 올해 산불 진화 임도를 포함해 임도를 대폭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중부지방산림청 관계자는 "그동안 충청권의 경우 충남지역에만 산불 진화 임도가 설치돼 올해 설치 지역을 늘릴 계획"이라며 "괴산, 청주, 제천, 공주, 아산 등 충북 지역까지 포함해 10㎞를 더 개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