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충남대 에너지과학기술대학원 교수 |
이렇듯 부작용 예측이 어려운 이슈 중에 기후 변화 대응도 있다. 최근 기후변화 때문에 산불이 빈발한다고도 하고, 목련, 개나리, 벚꽃이 거의 동시에 전국적으로 피고 있는 것도 그 이유란다. 작년엔 꿀벌 수십억 마리가 집단 폐사했다는 뉴스도 있었는데, 올해엔 꿀벌들이 이상고온과 온도 편차에도 개화 시기를 잘 맞춰서, 꽃가루를 퍼뜨려줄까, 걱정이란다. 벌써부터 과수농가에서는 정부지원 대책 촉구하고 있는 모양이다. 봄꽃들이 조금 일찍 피고 져서 만끽할 여유가 없다거나, 꿀벌들이 사라져 꿀이나 과일을 조금 비싸게 사 먹는 것으로 끝난다면 좋겠지만, 그리 간단치 않아 보인다. 벌이 사라지면 생태계 영향이 올 것이고, 이에 따라 다른 종들도 영향을 받을 것이고, 결국은 인간의 생존 환경에도 심각한 변화를 겪을 것이다. 기후 변화 문해력이 필요하다. 최근, '심심한 사과'라는 문구에서 굳이 한자어를 써야 하는지, 순우리말로 소통할 순 없는지, 젊은 세대의 어휘력이 충분한지 등에 대한 논란이 있었던 적이 있다. 세대 혹 개인 간 의견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표음문자인 우리 한글의 소리값만 읽어서는 수천년간 우리 선조가 남긴 찬란한 문화유산을 잃을 수도 있다. 소리글자인 한글은 디지털시대에서도 유감없이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표의문자인 한자가 품은 의미를 결합시켜 생각하면 단어의 정의에 대한 접근이 달라질수 있다. 필자가 생각하는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이다. 얘기가 길어졌지만, 기후 변화에 대해서도 표면적인 현상 대처만으로는 대응이 어렵다. 난이도 높은 문제는 항상 잘 보이지 않는 인과 관계들을 가지고 있다. 부작용의 예측이 어렵다는 말이다. 지구의 온도를 더 이상 높이지 않는 상식적인 접근을 할 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고들 한다. 첨예한 대립 중에도 미, 중 양국이 기후위기에는 동참하고 있는 이유는, 세계패권이나 경제 이익만큼 기후변화가 다급한 문제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코로나로 피해를 입고 힘들어하는 개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국가지원금 혹은 그런 정부정책으로 인기에 영합하려는 정치와 같이 저급한 해석보다는 코로나로부터의 바람직한 일상복귀를 위해서 계층별, 세대별 배려 정책이나 기후변화 대응 위한 에너지 효율향상을 위한 정책과 같은 수준있는 문해력을 가진 사회적 성숙을 바라는 것은 무리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마스크로 생긴 얼굴뽀루지는 시간되면 없어지겠지만, 청소년기의 친구없이 지낸 3년의 영향은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곤충이 살수 없는 곳에서 인간 생존은 어떨지, 자신할 수 없다. 매번 묻는다. 코로나로부터의 일상 복귀와 기후변화의 대응을 위해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가.
김성수 충남대 에너지과학기술대학원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