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지정만 됐을 뿐 산단을 어떻게 조성하고 무엇을 어떻게 채울지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앞서 지역발전 촉매제로 기대를 모았던 2기 혁신도시가 사실상 소리만 요란한 빈 깡통 신세인 것처럼 산단을 터닝포인트로 활용하기 위해선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을 유도하고 지방정부는 신규 산단을 알맹이 있고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적극적인 의지가 필수적이다.
정부는 3월 15일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대전과 충남 천안 및 홍성, 충북 청주 등 충청권 4곳을 포함한 전국 15곳을 신규 국가산업단지로 지정했다. 지역별로 중점 육성산업을 나눴는데 대전은 나노·반도체와 항공·우주, 천안은 미래 모빌리티, 홍성은 수소·미래차, 청주는 철도산업을 집중 육성한다.
충청권 4개 시·도는 신규 산단 지정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지역발전의 전기를 마련했다고 강조한다. 대전은 산단 조성으로 6조2000억 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3만5000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했다. 충남은 천안의 경우 생산유발 효과는 14조2000억, 고용유발 효과는 5만8000명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상대로라면 지역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터닝포인트가 되겠지만, 아직은 백지상태다. 지정됐다는 사실과 어떻게, 언제까지 조성하겠다는 기본계획만 있을 뿐이다.
신규 산단을 충청발전의 터닝포인트로 만들기 위해선 알맹이와 속도가 필수조건이다. 지역별로 첨단산업과 관련된 알짜배기 기업을 유치해 산단을 채우고 최대한 신속하게 산단을 조성해야만 산단이 실질적으로 지역경제를 이끄는 견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이 15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나노·반도체 국가산업단지 후보지 최종 선정을 발표하며 조성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성희 기자] |
대전시는 일단 산단에 들어갈 기업은 확보했다는 판단이지만, 문제는 기업의 질이다. 신규 산단의 목적에 맞고 어느 정도 규모와 전문성을 갖춰 협력업체들과 동반성장을 이끌 '앵커기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장우 시장이 삼성 쪽과 접촉을 이어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역별로 중점 육성산업을 나눴다지만 큰 틀에서 보면 반도체는 경기 용인, 미래 모빌리티는 대구, 수소·미래차는 전북 완주와 겹쳐 기업유치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15일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산업단지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조훈희 기자] |
대전시 관계자는 "신규 국가산단은 이제부터가 본경기다. 산단을 애초 목적에 맞게 조성하고 얼마나 빨리 조성하느냐가 성공의 열쇠"라며 "이미 기업 유치 활동은 물밑에서 진행해왔고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조성 시기 또한 최대한 앞당겨 신규 산단을 조속히 가동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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