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대덕구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12일 오후 10시 9분께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13일 오전 10시 30분 현재까지 진화 작업이 계속되고 있으며, 현장은 잔불을 처리하면서 생긴 연기가 자욱한 모습이다. [사진=이성희 기자] |
이번 화재를 타산지석 삼아 지역에서 전반적으로 만연한 안전 불감증을 개선하고 예방에 중점을 둔 시스템을 마련해 '안전 일류도시'를 구현해야 한다는 얘기다. 지자체뿐만 아니라 민간영역, 일선 현장 근로자와 일반 시민들까지 그동안의 안전의식을 되돌아보고 예방정책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해 보인다.
이제 대전은 자연재해 또는 재난발생이 다른 도시보다 적다는 이유만으로 안전한 도시라고 자신하긴 어려운 처지다. 재난 환경은 갈수록 복합적이고 대규모로 변하고 있다.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고가 순식간에 대형사고로 번질 위험은 차고 넘친다.
3월 12일 발생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가 그렇다. 타이어를 만드는 데 쓰이는 천연고무와 화학약품이 불에 취약한 데다, 화재 발생 당시 불었던 강풍 탓에 타이어 성형압출기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은 순식간에 2공장 전체로 번졌다.
문제는 이번 화재가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9년 전인 2014년 9월 30일엔 1공장 물류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서 추산 66억 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냈다. 대형화재가 반복되면서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화재위험은 다른 곳에도 도사리는 중이다. 우선 노후화돼가고 있는 산업단지가 있다. 그동안 산단에서 일어난 화재는 규모가 컸다. 2020년 6월 20일 대덕구 대화동 산업단지에 입주한 기업에서 불이 나 소방 당국이 대응 2단계를 발령해 진화했고 2014년에도 한 입주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1명이 사망하고 7명이 다쳤다. 대덕연구개발특구에도 위험 요소는 존재한다. 2019년 11월 13일 국방과학연구에서 일어난 폭발사고로 1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치는가 하면 앞선 2월 14일 한화 대전공장에서도 폭발사고가 나 근로자 3명이 숨졌다.
한국타이어 화재 현장을 찾아 총력 대응을 지시하는 이장우 대전시장. [출처=대전시] |
인파 관리도 이제는 재난 대응의 영역이다. 10·29 이태원 참사는 이 같은 현실을 명확히 보여줬다. 특히 대전은 올해 대규모 축제들이 예고돼 안전관리 필요성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대전 대표축제로 육성하겠다는 '0시 축제'가 8월, 지역 유명축제로 자리 잡은 유성온천문화축제와 서구힐링아트페스티벌이 5월, 효문화뿌리축제가 10월이다. 대덕구의 대덕물빛축제는 당장 4월이다.
관건은 안전의식 강화와 함께 실질적인 예방정책을 마련하는 일이다. 자체적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정기적인 점검을 벌였음에도 안전사고는 반복되고 있다. 때문에 '크로스 체크'가 필요하단 주문이 많다. 현재 대규모 사업체나 정부산하 공공기관, 일부 민간영역의 경우 지자체가 아닌 상위기관 또는 자율적으로 해당 기관에 점검을 맡길 수밖에 없다. 우선은 지역을 중심으로 민·관 재난관리 협업체계를 구축해 '컨트롤타워'를 만들고 실효성 있는 매뉴얼을 만드는 일이 필요하다. 인파 관리의 경우 대전시가 축제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수립 중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일단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 수습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며 "안전한 대전을 만들기 위한 기업과 시민들의 안전의식을 높이고 예방체계를 확립하기 위한 정책들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