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외딴 섬’…사유화 논란 대전 복용승마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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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외딴 섬’…사유화 논란 대전 복용승마장 가보니

방치 속 개인 시설로 전락하며 사각지대서 방치
지리적 접근성 낮아, 버스정류장 무려 1.2㎞ 밖
대전시와 시의회 현장 방문 "빠르게 개선돼야"

  • 승인 2023-03-10 11:26
  • 수정 2023-03-10 13:42
  • 신문게재 2023-03-10 6면
  • 심효준 기자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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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구 덕명동 복용승마장 입구로 향하는 인적이 드문 도로. 심효준 기자

<속보>=2023년 3월 9일 오전 복용승마장을 찾아가는 길. 도심 속 승마장을 떠올렸지만 뜬금없이 나타난 야산과 그 한가운데를 향하는 구불구불한 도로를 마주하자 당혹스러웠다. 지도를 보면서 가는데도 길을 찾기 어려웠다. 이 언덕을 넘으면 정말 승마장이 나오는 것일까? <관련 기사 2023년 3월 9일 6면 보도>

가장 가까운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입구까지 가는 길. 거리만 1.2km 이상 떨어져 있어 상당히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도보로 무려 30분 이상 걸렸는데 주변 입지를 둘러보면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고서는 방문하기 힘든 외지에 가까워 보였다. 특히 입구 초입부터 구불구불한 도로와 험한 언덕길이 펼쳐졌는데 중간중간 조성된 밭과 묘지, 풍겨오는 거름 냄새를 맡으며 걸어 올라가는 길은 첩첩산중이 따로 없었다. 숨이 차오르는 것을 느끼며 힘들게 도착한 복용승마장. 넓게 펼쳐진 야외승마장엔 말도 사람도 없이 텅 비어있었다. 

 

 

승마장
9일 이상래 대전시의회 의장 등 의회 관계자들이 대전복용승마장을 방문해 현장을 시찰했다. 대전시의회 제공

대전시의회 이상래 의장과 대전시 체육진흥과 담당자도 이날 복용승마장을 찾았다. 낮은 접근성, 소수 인원으로만 운영되는 행태가 보도되면서 현 실태를 살펴보겠다는 취지에서다.

복용승마장 강습 프로그램은 수업 당 정원이 3명~5명 수준인 소수 운영 체제다. 백여 명이 넘는 수많은 대기자가 밀려 있지만 순환이 적절히 이뤄지지 않아 신규 회원이 되려면 수개월을 넘게 기다려야 한다. 반면 자마(개인 소유 말)를 둔 회원은 언제든지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사실상 공공시설이 소수 인원의 사유화로 운영된 것이다. 게다가 사람들의 발길이 적을 수밖에 없는 외지에 있어 조성 이후 수년 동안 무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이 의장은 승마장 내부 시설과 말들은 둘러보며 그동안 제기된 문제점을 빠르게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선책을 위해서 예산이 필요하다면 적극 예산을 반영하겠다는 약속도 내걸었다.



이상래 대전시의회 의장은 "대전시설관리공단에서 세금을 들여 운영하는 승마장인 만큼 가능한 많은 시민들이 시설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며 "운영 상의 드러난 문제점을 하루빨리 개선할 수 있도록 시의회에서도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관리 주체인 대전시설관리공단과 복용승마장은 그동안의 운영 과오를 시인했다. 다소 뒤늦은 개선책이지만 시설관리공단은 형평성 논란이 일었던 자마 제도를 올해 폐지했고, 강습 프로그램의 대기자 순환을 위해 추첨제 접수 방식 등을 구상 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진행 중인 대전시 감사위원회 감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후속책도 내놓겠다고 설명했다.

대전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그간 제기된 문제점들을 내부에서도 인지하고 있다"며 "가능한 빠르게 관련 개선책을 마련해 시민들의 불편이 해소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심효준 기자 sharp7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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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용승마장에서 관리하는 말이 본 마사동으로 향하고 있다. 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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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용승마장에 조성된 야외승마장 모습. 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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