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 복용승마장. 대전시 제공 |
승마를 배우려는 인구가 날로 증가하고 있음에도 신청하면 기약 없이 기다릴 정도다. 특히 승마장 측은 수년째 2명이 소유한 자마(개인 소유 말) 2필을 승마장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관리해주는 등 특혜 시비 논란까지 일면서 대전시가 감사까지 진행했다.
8일까지 취재 결과, 대전시설관리공단이 관리하는 복용승마장은 승마 인구 증가에 따른 산업 저변 확대를 위해 조성돼 2017년부터 본격 운영을 시작했다. 복용승마장에선 장애아동 재활승마 프로그램, 힐링승마 등과 같은 공익사업과 함께 숙련도 별로 강습프로그램을 구성해 시민들에게 승마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강습프로그램의 회원 관리 방식을 두고 수년째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수업 당 정원이 3명~5명 수준으로 워낙 소수로 운영되는 데다, 숙련도별 강습 인원 순환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신청 대기자들은 수개월이 지나도 신규 회원으로 참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소수 인원이 한번 수업에 참여하면 수개월 간 독점하는 상황을 공단이 방치하면서다. 특히 지난해 1년 강습 대기자가 약 180명에 달했으며 지난해 12월에만 104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1년 이상 기다리다 포기했다는 A 씨는 “수십 번 민원을 제기했지만,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자마 관리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복용승마장에 등록된 개인 소유 말은 모두 2마리다. 소유주는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시설에 관리를 위탁하고 있다. 자마를 시설에 둘 경우 회비 월 49만 원과 사료비 18만 원을 부담하면 되는데 말 소유주는 일반 회원들과 달리 언제든지 방문해 시설을 사용할 수 있다. 승마를 체험하고 싶어도 못하는 시민들이 대다수인 상황 속에서 사실상 특혜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모 대전시의원은 “사각지대에 있다 보니 엉망으로 운영하고 있다. 자마 관리비용과 방법 등 실태를 들여다보면 특정한 개인들이 공공시설을 사유화하도록 방치한 것”이라고 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이금선 대전시의원(유성구4)도 지난해 12월 대전시설관리공단 행정사무감사에서 "시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시설인 시설관리공단에서 개인 말을 관리해주는 것은 어떤 근거가 있는 것이냐"라며 자마 회원의 특별한 혜택이 존재하는지 따져 물었다.
논란이 되자 시설관리공단은 올해부터 자마 회원 신규가입을 제한하고 기존 회원의 계약 기간이 끝나면 관련 제도를 폐지하겠하는 개선책을 뒤늦게 내놨다. 강습 프로그램 신청 접수 방식도 추첨제로 변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적어도 6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추정돼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대전시 감사위원회가 문제를 인식하고 감사를 진행하고 있고 대전시의회 이상래 의장을 비롯한 일부 의원들은 9일 현장을 직접 방문해 실태 점검을 벌일 계획이다.
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감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에 따로 해줄 수 있는 말이 없다"며 "다만 그간 지적된 사안에 대해선 계속해서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심효준 기자 sharp7588@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