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류된 동의안은 3월 28일 제270회 임시회에서 재상정 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사이 체육시설 관리권한을 뺏긴다고 인식하는 대전시설관리공단의 반발을 어떻게 해결할지가 관건이다.
대전시는 전국대회 유치와 스포츠 마케팅 등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사회인 야구장 3곳 운영을 민간 위탁하고 시설관리는 현재대로 대전시설공단에 맡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시범사업을 위해 유성구 원촌동 하수처리장과 갑천 둔치에 위치한 사회인야구장 2곳(총 4면)과 중촌동 리틀야구장(1면) 운영을 3년간 민간에 위탁하는 동의안을 제출했었다.
정재용 대전시 시민체육건강국장은 2월 6일 의회 복지환경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시설관리공단이 전문기관은 맞지만 주로 관리에 치중돼 있고 시민 요구에 대한 민원이 있으나 적정한 대응에는 보완이 필요하다. 관리에 특화된 운영 방안을 제도 개선한다는 차원에서 위탁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당위성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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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 민간 위탁에 제동을 건 이금선(더불어민주당·유성4) 의원은 "운영에 관련된 사무만 따로 떼어 위탁하는 것은 관리 주체 이원화로 인한 수탁기관의 책임성 저하, 현안에 대한 갈등 구도와 엇박자 대응 등 효율성이 떨어져 문제가 많다. 벌써 특정 단체가 내정돼 있다는 말이 있다"며 수탁기관 선정의 투명성부터 확보하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체육계는 “시설관리공단과 대전시의 체육 시설 활성화 의지 부재 등이 복합적으로 얽힌 문제"라고 진단했다.
체육계 한 전문가는 "대전시가 사회인야구장의 민간위탁 카드를 꺼낸 것은 시설관리공단이 본연의 업무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원 마련과 특히 시민의 다양한 민원 해결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데 이 부분이 부족하다 보니 위탁하자는 게 시의 본심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체육 분야의 모 교수는 "공공체육시설은 인건비와 시설관리비는 시·구 재정을 투입해 시민의 건강과 복지를 최우선으로 지향해야 한다. 여기서 수익이 발생하면 전문 선수를 지원하고 이후 시설을 충원하는 장기적이고 순차적인 로드맵이 필요하다. 그러나 시설관리공단이나 대전시조차도 이런 고민하지 않는다. 체육회가 직접 체육시설을 위탁하겠다는 명분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체육시설 민간위탁 논제에 시설관리공단은 착잡한 심경이다. 시설관리공단 노조 관계자는 "오히려 체육회가 관리하다 공단으로 넘어온 시설도 있다. 공공성을 강화하다 보니 불편을 제기할 수도 있는데, 민원을 지속적으로 피드백하며 최적의 방안을 찾고 있다"며 "공단은 설립 20년 차인데 혁신과 노력해야 하는 부분도 분명 있다. 다만 관리 주체 변경은 오히려 시민들에게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대전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는 동의안 보류와 관련해 지적된 문제가 해결될 경우 3월 임시회 재상정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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