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대전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대한불교조계종 부석사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금동관음보살상 인도 소송은 2021년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때는 일본 사찰 간논지가 대전고법 민사1부에 보조참가인 참여를 신청한 때다. 대한불교조계종 부석사가 대한민국을 상대로 일본에서 절도의 방식으로 반입된 불상을 반환하라는 청구에서 2016년 시작된 이번 소송에서 검찰이 피고가 되어 줄곧 진행됐다.
그러다 일본 사찰 측이 피고 검찰의 보조참가인으로 재판에 참여해 당사자 자격을 갖게 되면서 최근까지 항소심 재판부에 5차례 준비서면을 제출했다. 지난해 6월 간논지 다나카 세쓰료 주지승이 이번 소송 중 처음으로 대전고법 법정에 출석해 검찰측 옆자리에 앉아 당사자로서 주장을 거침없이 제기했다.
이때 간논지 주지승의 법정 주장에 의해 관음보살상의 시효취득이 완성돼 소유권을 갖는다는 주장이 처음 제기됐다. 시효취득은 민법상 동산과 부동산을 평온하게 20년간 점유했을 때 소유권을 인정받는 것으로, 보조참가인은 한국의 민법이 아니라 국제사법 제33조에 의해 일본민법에서 판단해야 한다는 주장도 동시에 내놨다.
이 같은 주장은 정교하게 다듬어진 준비서면 형식으로 재판부에 제출됐고, 대전고법의 선고를 보면 약탈의 정황에서도 일본 사찰 측의 시효취득이 1974년 완성됐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이때 적용한 법률은 일본민법으로, 외국과 관련된 요소가 있는 법적 다툼이 제기됐을 때 그 원인된 행위의 소제지법에 따른다고 대한민국 국제사법에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피고보조참가인 측은 개인의 소유물에 대해서는 한국의 문화재보호법을 적용할 수 없다는 주장도 준비서면으로 법원에 제출했는데, 이번 항소심 선고에서도 재판부는 문화재보호법과 유네스코협약은 민법상 시효취득 적용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피고보조참가인은 1432년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나오는 고려 때 부석사가 폐사되지 않았음을 현재의 서산 부석사가 증명하라는 주장도 제기했다. 원고 부석사가 불상을 약탈한 왜구의 실체와 지금의 피고보조참가인의 사찰이 실은 동일체로써 약탈 주체에게 시효취득은 인정될 수 없다는 주장을 펼치던 때 기다렸다는 듯이 제기된 주장이었다. 이 때문에 법률적으로 정립된 준비서면을 여러 차례 제시하는 것을 봤을 때 쓰시마의 작은 사찰이 혼자서 준비하는 것은 아니라는 관측이 지역 법조계에서 당시에도 제기됐다.
결국, 부석사의 유체동산인도 청구 소송이 항소심에서 기각되는 데 고려 때 부석사와 지금의 서산 부석사가 동일한 권리주체임을 충분히 증명하지 못한 게 결정적 이유가 됐다.
원고 측 김병구 변호사는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부석사의 동일성을 입증하기 위해 수많은 자료를 제출했고, 서산시에서 지표조사까지 했는데 같은 부석사가 아니라는 재판부의 결론을 인정할 수 없다"며 대법원에 상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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