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석사 관음보살상 국내반환 '먹구름' 사법판단 6년만에 바뀌어

  • 사회/교육
  • 법원/검찰

부석사 관음보살상 국내반환 '먹구름' 사법판단 6년만에 바뀌어

대전고법 항소심재판부 부석사 청구 기각 선고
고려 때 부석사와 현재 부석사 동일성 입증 부족
약탈정황에도 일본민법상 20년 시효취득 인정

  • 승인 2023-02-01 17:42
  • 수정 2023-02-01 18:18
  • 신문게재 2023-02-02 1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부석사1
대한민국에 금동관음보살상 반환을 청구한 부석사 측 관계자들이 청구기각 판결 후 법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부석사 금동관음보살상에 대한 일본 사찰 측 소유를 인정하는 판결이 나오면서 국내 반환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고려 때 처음으로 관음보살상을 봉안한 서주 부석사와 지금의 서산 대한불교조계종 부석사를 동일체로 인정하기 어렵고, 불법 반출이더라도 일본 민법에 따라 일본 사찰의 20년 점유취득을 인정하는 판결이 나왔다.

대전고등법원 제1민사부(재판장 박선준)는 1일 원고 대한불교조계종 부석사가 피고 대한민국을 상대로 금동관음보살상의 반환을 요구하는 유체동산인도 사건의 항소심 재판에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앞서 2017년 1월 대전지방법원에서 이뤄진 1심은 관음보살상은 원고 부석사의 소유이고, 과거 약탈돼 일본 대마도 소재 관음사로 운반된 것으로 판단해 불상을 인도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고려 말 옛 서산지역의 지명인 서주의 부석사가 지금의 부석사와 동일한 권리주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1330년 존재했던 서주 부석사의 인적 조직과 규약, 사찰재산, 종파 등이 지금의 부석사에 이르기까지 연속성을 가지고 유지되었다고 인정하기에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부석사2
대한민국에 금동관음보살상 반환을 청구한 부석사 측 관계자들이 청구기각 판결 후 법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또 일본 대마도 관음사가 관음보살상을 처음 갖게 된 계기가 왜구에 의한 약탈 때문이라고 볼만한 상당한 정황이 있더라도, 20년 이상 점유하는 동안 일본 사찰에 취득시효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대마도 관음사가 법인으로 성립된 1953년 1월부터 소유의 의사로 평온 및 공연하게 20년간 점유한 1973년 1월 취득시효가 완성됐다고 판결문에 명시했다.

반대로 부석사 측이 주장한 문화재보호법과 유네스코 협약 등이 관음보살상의 일본 측 취득시효 적용을 배제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날 선고를 지켜보기 위해 100여 명의 방청객이 재판 시작 2시간 전부터 법정 앞에서 대기했고, 서산에서도 신자를 중심으로 찾아왔으나 예상외의 판결 내용에 법정 안팎에 오히려 적막감이 감돌았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1.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2.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3. 이장우 "임계점 오면 충청기반 정당 창당"
  4. 연명치료 중에도 성장한 '우리 환이'… 영정그림엔 미소
  5.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