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비와 열요금 인상에 서민들이 난방비 폭탄을 맞은 가운데 25일 대전 중구에 거주하는 한 시민이 전월에 비해 2배가량 오른 난방비를 바라보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2. 대전 서구에 사는 직장인 김 모(30) 씨도 도시가스 자동이체 내역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지난 겨울 평균 5만원대 나오던 가스비용이 20만원가량 나온 것이다. 김 씨는 "26㎡의 원룸에서 2년째 거주하며 받은 요금 중 가장 많이 나왔다"며 "세탁기가 동파되지 않을 정도로 틀었다고 생각했는데 원룸에서 이렇게 많이 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고개를 저었다.
가스비와 열요금 인상에 따른 '난방비 폭탄'으로 대전 곳곳에서 곡소리가 나오고 있다.
치솟은 물가에 지난해 세 차례 인상된 전기요금까지 더해지며 삶이 팍팍해진다는 서민들 앓는 소리가 새어 나온다.
25일 한국도시가스협회에 따르면 이달 대전 도시가스 소매요금은 1메가줄(MJ·가스 사용 열량 단위)당 21.39원으로, 전년 동기(15.78원) 대비 35.5% 올랐다. 중앙·개별난방 가구에 부과되는 도시가스 요금은 난방 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입하는 한국가스공사가 도매 요금을 책정한 뒤 각 시·도가 공급 비용을 고려해 소매 요금을 결정하는 구조다.
2022년 가스 도매요금은 주택용을 기준으로 4월과 5월, 7월, 10월에 걸쳐 4차례 인상됐다. 인상 이유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에너지 수급난이 가속화되면서 국내 LNG수입액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LNG수입 가격은 2021년 12월 t당 893원에서 1년 뒤인 2022년 12월 1255원으로 40.5% 급등했다.
지역난방으로 난방을 하는 열 요금도 상승했다. 지역난방 가구에 부과되는 열 요금은 집단에너지 사업자가 도시가스 요금에 연동해 조정하기 때문이다. 한국지역난방공사에 따르면 1Mcal(메가칼로리)당 주택용 열 사용요금(난방·온수 사용량을 계량기로 검침해 부과하는 요금)은 지난해 3월 말까지 65.23원이었다가 4월 66.98원, 7월 74.49원, 10월 89.88원으로 잇달아 인상됐다. 전기료 인상도 난방비 상승에 부담을 더한다. 전기료는 2022년 4월과 7월, 10월에 걸쳐 kWh(킬로와트시)당 19.3원 오른 데 이어 올 1분기에만 13.1원 상승했다. 전기난로와 온풍기 등을 사용하는 겨울 특성상 전체적인 관리비 상승에 주된 요인을 끼치게 된다.
치솟은 물가도 지역민들의 주머니 사정을 어렵게 한다. 대전 소비자물가지수는 2022년 10월 5.5%에서 11월 4.9%로 소폭 내려앉은 이후 12월 4.9%로 동일하다.
가스요금은 2분기 인상될 여지가 남아있다. 2022년 말 기준 가스공사의 누적 손실이 약 9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어 정부가 2분기부터 가스요금을 인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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